빚 50조 달한 코어위브의 대규모 차입 투자 지속성
반도체 9곳 현금 2조달러 추산 속 실수요 검증 관건
노무라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67만원, 470만원으로 유지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 수준이던 지난 6월 24일 제시한 목표가를 그대로 둔 것이다.
그사이 주가는 크게 내렸다. 23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34만500원에서 21만5500원으로 36.7%, SK하이닉스는 258만원에서 127만7000원으로 50.5% 떨어졌다. 목표가는 현재 주가의 삼성전자 약 3.1배, SK하이닉스 약 3.7배다. 목표가와 종가를 비교한 계산값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는 최근 ‘AI 시장 우려와 메모리 반도체 전망’ 보고서에서 두 종목의 매수 의견과 12개월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지난달 4일 보고서의 목표가와도 같다.
노무라는 AI 기업의 성장 둔화와 신생 클라우드 업체의 자금조달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고, 메모리 공급 부족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신규 용량 41% 증가…AI 설비 전망은 67%
노무라가 추적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신규 용량은 올해 22.3GW(기가와트)에서 내년 31.5GW로 늘어난다. 단순 계산하면 41.3% 증가다. 신규 AI 설비용량 증가율은 별도로 2027년 67%, 2028년 46%로 예상했다.
노무라는 이를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비트 기준 출하량이 2027년 50~60%, 2028년 40% 늘 것으로 봤다. 비트 기준은 제품 개수가 아니라 저장 용량으로 출하량을 센다는 뜻이다.
데이터센터 확충이 실제 메모리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규모는 서버 구성과 메모리 탑재량, 가동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반도체 주문 규모도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의 실제 집행 여부에 달려 있다. 노무라는 메모리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우드 영업이익률 최대 41%…AI 수익성 우려 과도한가
노무라는 AI 산업의 수익성이 시장 인식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아마존 AWS 약 39%, 마이크로소프트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41%, 구글 클라우드 36%로,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3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507%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성장률이 둔화한 것은 매출 집계 방식 차이, 고객사의 자체 AI 도구 전환, 여름 휴가철 계절적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장 기대치다. 성장률이 높아도 기대에 못 미치면 주가는 오르지 않을 수 있다. 노무라 추정에 따르면 두 기업의 올해 합산 매출이 시장 기대치인 약 1000억달러에 닿으려면 4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61% 늘어 약 439억달러가 돼야 한다. 9월 매출 흐름이 이어지면 4분기 매출은 약 297억달러에 그친다.
노무라는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4F² 기술 발전이 한국 업체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시장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어위브 부채 351억달러…1.7%만 보고 안심할 수 있나
노무라는 코어위브의 6월 말 부채 351억달러가 올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추정액 2조1200억달러의 약 1.7%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개별 기업의 부채가 AI 투자 시장 전체를 흔들 규모는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자금조달 비용이다. 코어위브가 지난 6월 발행한 회사채 수익률은 최근 15% 수준까지 올랐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투자자가 더 높은 위험 보상을 요구한다는 뜻이다. 리스 의무까지 포함하면 부채 부담은 351억달러보다 커진다.
노무라는 사업자가 재무적 어려움을 겪어도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데이터센터 자산을 다른 사업자가 인수해 쓸 수 있다고 봤다. 이미 지은 시설이 사라지지는 않으므로 AI 투자 전반이 멈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반도체 9개사 순현금 10배 증가…2028년 2조달러 전망
노무라가 반도체 업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또 다른 근거는 현금 창출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9개사의 합산 순현금은 2024년 1분기 270억달러에서 올해 2분기 2820억달러로 늘었다. 9개 분기 만에 약 10.4배가 된 것이다.
노무라는 이 금액이 2028년 말 약 2조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2분기의 약 7.1배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가 반도체 공급업체에 집중된다는 전망이 반영됐다.
2조달러는 메모리 수요와 가격, 수익성이 예상대로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나온 추정치다. 실제 순현금 규모는 향후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주가 반영 수준 역시 시장이 기업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목표가 유지의 관건, 실제 반도체 주문과 데이터센터 가동
노무라는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계속 축소되거나 이미 자금을 확보한 사업까지 크게 지연되면 전망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확인할 지표는 계획된 데이터센터의 실제 가동, 메모리 주문과 출하량 증가, AI 서비스 기업의 매출 성장이다. 신생 클라우드 사업자의 자금조달 여건도 봐야 한다.
67만원과 470만원은 이 조건이 충족된다는 전제로 낸 목표가다. 6월 24일 이후 주가가 각각 36.7%, 50.5% 떨어졌지만 노무라는 목표가를 바꾸지 않았다.
높은 목표가에 힘이 실리려면 데이터센터 증설이 실제 반도체 주문으로 이어지고, 늘어난 수요가 매출과 현금흐름 증가로 확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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