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종합감사 및 겸임 상임위원회 감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재명정부 2년 차 국정감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 28년간 전국 국감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해 온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어제 발표한 간이평가에서 올해 국감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F학점’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이슈도 없이 현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만 벌이다가 국감의 본령을 상실하고 만 것이다. 통탄할 일이다.
NGO모니터단에 따르면, 올해 국감에서도 여야 간 정쟁과 갈등으로 파행이 잇따르면서 상임위 회차별 평균 감사 시간은 7시간32분이었지만 실제 의원 1인당 감사 질의는 하루 평균 16분에 불과했다. 반면 170회에 걸쳐 6시간13분을 발언한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각 상임위원장의 마이크 점유 시간은 개별 의원 평균의 3배에 달했다. 결국 피감기관 775곳 가운데 무려 245곳(31.6%)의 기관장이 의원으로부터 한 번도 질문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여기에 의원 1명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118곳까지 합치면 무려 363곳(46.8%)이 사실상 제대로 된 대면 감사를 받지 못한 셈이다. 밀도 있는 감사는 기대난망이다.
이뿐 아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경우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의 제척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세 차례나 파행됐다. 결국 지난 20일 8시간 동안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 무려 54개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당 9분의 ‘벼락치기 감사’를 벌였다. 오히려 많은 의원은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자극적인 말로 구성된 ‘쇼츠’(짧은 영상) 제작에만 열을 올리면서 ‘쇼츠 국감’이라는 말도 나왔다. 지난 22일 과기정통위 국감에서는 이 의원의 보좌진이 카메라로 회의 장면을 촬영하는 문제를 두고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한심한 일이다.
국정감사의 본령은 1년간의 국정 운영을 꼼꼼히 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국회의 헌법적 책무(헌법 제61조1항)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피감기관만 역대 최다인 853곳으로 잔뜩 늘려 놓곤 갈등과 정쟁만 일삼다가 실질적인 정책 검증 및 대안 제시를 하지 못했다. 여야는 남은 기간만이라도 민생을 살피는 감사에 임해 주길 당부한다. ‘무용론’, ‘폐지론’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감사계획서 및 증인의 빠른 채택, 피감 대상기관 조정, 회의방식 개선 등 제도 개선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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