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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현지 책방에 온 듯한 느낌 살리려 노력했죠”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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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글·사진 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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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전문서점 ‘리브레리’ 이슬아 대표

인천 부평구서 운영… 국내 유일
“佛작가 고유언어·내러티브 매력”
20년째 프랑스어 통번역사 활동
마크롱 국빈방한 때 오찬 통역도
“프랑스 서적은 어떤 소재도 작가 자신만의 고유 언어와 내러티브(서사)로 풀어내 독자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인천 부평구에서 국내 유일의 프랑스 전문 서점 ‘리브레리(librairie)’를 운영 중인 이슬아(45) 대표. 그는 오랜 시간의 비행 없이도 프랑스 현지 책방에 들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장소라고 이곳을 소개한다. 25일 리브레리에서 만난 이 대표는 “Bonjour(봉주르)”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리브레리’ 이슬아 대표가 자신이 번역한 프랑스 소설 ‘영원한 안녕은 없어’ 책을 든 채 “프랑스 현지 책방에 들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장소”라고 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리브레리’ 이슬아 대표가 자신이 번역한 프랑스 소설 ‘영원한 안녕은 없어’ 책을 든 채 “프랑스 현지 책방에 들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장소”라고 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한 손에는 2025년 출간된 프랑스 작가 안토니오 카르모나의 청소년 소설 ‘영원한 안녕은 없어’가 들려 있었다. 옮긴이가 본인이라고 알린 그는 “엄마라는 존재를 상실한 한 소녀의 이야기다. 이별 그리고 관계의 끝과 마음의 지속성에 대해 조용하지만 깊게 질문을 던지는 산문집”이라며 “동시에 10대들의 엉뚱함과 발랄함이 담겼다”고 요약했다.

여러 원서 가운데서도 수요가 많지 않은 프랑스어책을, 또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한 소공원 옆 골목길에 서점을 낸 이유는 뭘까. 이 대표는 2003년 프랑스 유학 시절의 소중한 추억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적색의 오래된 벽돌담을 따라 주택가를 거닐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높은 빌딩의 위압감이 아닌 안정감마저 드는 포근함이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프랑스어에 대한 애정으로 2023년 11월 리브레리의 문을 연 이 대표가 20년째 계속하고 있는 직업은 통번역사다. 학창 시절 당시 초등학교 교사를 꿈꿔 교육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업은 생각했던 것보다 흥미가 적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배우 조니 뎁이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소리 내 읽는 영상을 보고 마음이 사로잡혔다.

이전까지만 해도 프랑스어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지만 이를 계기로 깊게 빠져들었다. 거듭된 고민 끝에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2001년 연세대 불문학과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거듭났다. 대표 번역작으로는 프랑스식 가족애를 담은 그림책 ‘아빠! 아빠! 아빠!’(2021년)를 포함해 소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2024년), ‘내가 새라면’(2026년) 등 20여권이 있다.

요즘에는 ‘개미’로 잘 알려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행성’(2022년)을 2024년 그래픽 노블(시각적 이미지 컷이 담긴 소설 장르)로 다시 선보인 작품을 한글화 중이다. 이 대표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환경이 파괴된 세상을 그리는 내용이다. 고양이를 표지 모델로 내세우고, 작가의 상상력이 무엇보다 돋보인다”면서 “연말에 작업이 마무리되면 내년 초 독자들과 만날 것 같다”고 전했다.

그의 대외적 활동 모습은 지난 4월 청와대에 국빈이 방문했을 때 전국 전파를 타기도 했다. 한국·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오찬 통역과 함께 사회를 본 것이다. 이외에도 올해 6월 서울국제도서전 프랑스관 운영 총괄을 비롯해 주한 프랑스대사관 공식 일정, 퐁피두센터 개관식, 국가유산청 행사 등 국가적 문화 교류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직접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600권가량의 장서에서 팝업 북을 선호한다는 이 대표는 “책을 펼치는 순간 입체적으로 그림이 펼쳐지면서 이야기가 전달된다”며 “네모난 공간 안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즐거움이 느껴질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 비결로는 프랑스 국적 남편과 2남2녀 다둥이의 응원이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가끔 바리스타와 향긋한 커피를 맛보고, 북토크, 샹송 가수의 미니 콘서트 같은 ‘소확행’ 프로그램도 연다. 부평에 들여놓은 프랑스 책방을 일상 속 색다른 경험이 필요한 누구라도 다녀가길 바란다”며 “Au revoir!”(오 흐부아흐)라고 작별 인사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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