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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를 환호로 바꾼 명장… 우승 원천은 ‘기동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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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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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년 만에 K리그1 제패

33R 강원전 무승부로 ‘조기 확정’
클리말라·정승원 등 득점루트 다양
최다 61골·최소 26실점 ‘철벽 원팀’
김기동 감독 “결국엔 결과로 증명”

올해 봄까지만 해도 서울 상암벌에서는 “김기동 나가!”라는 구호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2019년 도중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으로 부임해 항상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K리그1을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던 김기동 감독은 2024시즌을 앞두고 서울을 연고로 하는 K리그1 최고 인기팀인 FC서울의 사령탑에 부임했다.

 

큰 기대 속에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부임 첫 시즌엔 4위, 지난해엔 6위에 그쳤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지난해 7월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이 포항으로 이적하면서 서울 팬들의 팬심은 크게 요동쳤다. 가뜩이나 김 감독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던 상황에서 터진 기성용의 이적은 도화선이 됐다. 김기동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마침내 찾아온 ‘서울의 봄’ 프로축구 FC서울 김기동 감독(가운데)이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6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강원FC와 1-1 무승부를 기록해 파이널 라운드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마침내 찾아온 ‘서울의 봄’ 프로축구 FC서울 김기동 감독(가운데)이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6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강원FC와 1-1 무승부를 기록해 파이널 라운드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은 묵묵히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밀어붙였고, 서울에게 10년 만에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제는 ‘김기동 나가’ 대신 ‘기동 매직’에 대한 환호로 온 상암벌이 시끄러워졌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이 통산 7번째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서울은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강원FC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67(20승7무6패)을 쌓은 서울은 이날 2위 울산 HD가 포항과 2-2로 비겨 승점 51(15승6무12패)이 되면서 남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K리그1 우승을 확정 지었다.

 

전신인 안양 LG(1996~2003) 시절을 포함해 7번째이자 2016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들어 올린 감격의 우승 트로피다. 아울러 파이널 라운드 이전에 K리그1 우승을 조기 확정한 것은 2018년(32라운드)과 2025년(33라운드)의 전북 현대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다. 2019년부터 K리그1 무대에서 사령탑을 맡아온 김 감독 개인에게도 첫 우승이다.

올 시즌 초만 해도 서울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팬들의 싸늘한 야유를 받아 김기동 감독의 리더십이 다소 흔들리고 있었고, 지난 2년간 맹활약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슈퍼스타 제시 린가드마저 팀을 떠났기 때문. 그러나 김 감독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전방 압박과 기동력을 강조하는 김 감독 특유의 축구 철학이 부임 3년 차에 완벽히 팀에 녹아들었다.

 

‘기동 매직’의 핵심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원팀’에 있었다. 야고(울산)와 함께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는 파트리크 클리말라(16골 1도움)를 비롯해 안데르손(3골 5도움), 정승원(8골 7도움), 송민규, 문선민, 바베츠 등 다양한 선수가 번갈아 해결사로 나섰다. 득점 루트가 다양한 서울은 리그 최다인 61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 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서울 유니폼을 입었으나 장기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 4경기 출전에 그쳤던 클리말라는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김기동 감독의 전방 압박을 완벽히 수행해내며 ‘육각형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막강한 공격력뿐만 아니라 서울은 26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로 최소 실점도 차지했다. 수비의 중심엔 주장 김진수가 솔선수범 리더십으로 수비진을 끈끈하게 묶어냈다. 골키퍼 구성윤의 존재감도 컸다. 올 시즌 합류한 그는 오랜 기간 구단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문장 리스크’를 말끔히 지워냈다.

 

우승 세리머니를 만끽한 김 감독은 “2024년 1월 이 자리에서 ‘찬란했던 영광을 되찾겠다, 3년 안에 우승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감독으로서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해 기쁘고, 무엇보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가장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지난 2년간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과 기성용 이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때를 돌아본 김 감독은 “모든 비난은 내가 목표를 이뤄냈을 때 하나의 서사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은 결국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버텼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아직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지만, 김 감독은 명확한 답 대신 긍정적인 속마음을 내비쳤다. “좋은 틀을 마련해 놨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정말 기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서울에서 오래 지휘봉을 잡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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