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대통령 되면 총리는 바르델라”
바르델라 “르펜을 꼭 엘리제궁으로!”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약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 마린 르펜(58)을 보유한 국민연합(RN)이 조르당 바르델라(31) 의원을 당 대표로 다시 뽑았다. 극우 성향 정당 RN의 사실상 최대 주주인 르펜은 앞서 “대통령이 되면 바르델라를 총리에 임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24일(현지시간) 유럽 뉴스 전문 채널 ‘유로뉴스’에 따르면 RN은 이날 파리 남서쪽 130㎞가량 떨어진 도시 오를레앙에서 전당대회를 열었다. 바르델라가 당 대표 단독 후보로 출마해 거의 100%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됐다. 일찌감치 바르델라를 후계자로 지목한 르펜의 후광 효과를 짐작케 하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외교·국방을 책임지고 총리는 민생 경제 등 내치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이원집정제 헌법을 갖고 있다. 다만 현실에선 대통령 중심제처럼 운영되고 있다. 르펜은 지난 7월 방송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을 발표하며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르델라를 총리에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로 나는 대통령, 바르델라는 총리 역할을 각각 준비해 왔다”고도 했다.
한때 르펜을 제치고 대통령이 되려는 야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진 바르델라 역시 ‘2인자’로서 처신에 각별히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다시 한 번 마린 르펜을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 관저)으로 이끌기 위해 여러분이 필요하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바르델라는 르펜의 대선 출마 선언 후 “마린이 RN을 대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우린 전과 같이 손잡고 함께 일할 것”이라고 르펜을 향한 충성심을 강조한 바 있다.
요즘 르펜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대선은 오는 2027년 4월(1차 투표)과 5월(결선 투표)에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극좌부터 극우까지 여러 정당이 난립한 프랑스 정치의 특성상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르펜의 지지율은 35%가량 된다. 프랑스 고교생들이 “교육 여건을 개선하라”며 시작한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해 주말마다 전국적으로 수십만명이 거리에 나서는 소요 내지 폭동으로 번진 요즘 르펜과 RN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RN이 공약으로 내세운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이 이번 사태를 무슬림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이들의 구미에 잘 맞기 때문이다.
다만 르펜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르펜이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해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것까진 확실하다고 본다. 이 경우 르펜과 RN이 극우 지지층 이외의 유권자들 표심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프랑스 정계 주류에는 ‘극우 또는 극좌와는 연대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이 있다. 앞선 2017년, 2022년 두 차례 대선에서 모두 결선 투표에 오른 르펜이 매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참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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