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간식 매장 수수료 최대 63% 육박…정부 8~9% 직계약 추진
12월 시범운영 일정에 차질 빚어져…실제 음식값 인하 여부 주목
고속도로 휴게소 돈가스 한 접시의 평균 가격이 1만1454원으로 5년 새 27.5% 올랐다. 일부 간식 매장은 매출의 63%를 수수료로 낸다. 1만원어치를 팔아도 6300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고 3700원만 남는 구조다.
정부는 중간 운영업체를 거치지 않고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휴게소 운영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음식값이 얼마나 내려갈지는 미지수다.
◆돈가스 27.5% 올라…수수료 40% 이상 휴게소 28곳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돈가스 평균 판매가격은 1만1454원이다. 2021년 8월 8984원보다 2470원(27.5%) 올랐다.
같은 기간 호두과자는 4391원에서 5420원으로 23.4%, 아메리카노는 4066원에서 4845원으로 19.2% 상승했다. 휴게소별 가격 차이도 컸다.
돈가스는 안성맞춤휴게소 평택 방향에서 1만7000원에 판매된 반면 동명휴게소 춘천 방향에서는 7000원이었다. 가격 차이는 1만원에 달했다.
높은 판매 수수료가 음식값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직영 등을 제외한 전국 203개 휴게소의 평균 수수료율은 33.2%였다. 이 가운데 수수료율이 40% 이상인 휴게소는 28곳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곳은 대천휴게소 서울 방향으로 평균 59.1%였다. 목포 방향도 50.6%에 달했다. 대천휴게소 서울 방향의 호두과자·핫바·오징어·토스트 등 일부 간식 매장은 수수료율이 63%였고, 커피 매장은 62%였다.
수수료율이 63%인 매장에서 1만원어치를 팔면 6300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간다. 남은 3700원으로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다른 비용까지 충당해야 한다.
기존 구조에서는 휴게소 운영업체가 입점업체에서 받은 수수료로 한국도로공사에 임대료를 내고 시설 관리비와 인건비 등을 부담한다.
수수료가 높다고 해서 그 금액 전부가 운영업체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63%는 대천휴게소 일부 간식 매장에 적용된 수수료율이다. 전국 휴게소 전체나 돈가스 매장에 일괄 적용되는 수치는 아니다.
◆임대료 8~9%로 낮춘다…2000원 이하 커피도 추진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9일 휴게소 운영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도로공사와 입점업체 사이에 있던 민간 운영업체를 거치지 않고 도로공사 또는 공공관리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입점업체의 평균 임대료 부담을 매출의 약 33% 수준에서 8~9%로 낮추는 것이다. 기존 판매수수료율과 직계약 이후 임대료율은 계약구조가 다르며, 관리비는 별도로 부담할 수 있다.
국토부는 줄어든 비용이 음식 가격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입점업체 선정 기준도 바꾸기로 했다. 기존 임대료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음식의 맛과 서비스,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평균 4800원 수준인 휴게소 아메리카노를 2000원 이하에 판매하는 실속형 매장을 유치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모든 커피 가격을 2000원 이하로 내리겠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정훈 도로공사 사장은 임대료를 7~8%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언급했다. 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적으로 직계약 휴게소의 건물 유지관리도 도로공사가 직접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계약이 실제로 지속 가능한 운영 방식인지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확대 속도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12월 시범운영 차질…연매출 30억원 입찰 기준 논란
당초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전국 휴게소 8곳에 직계약 방식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었다. 대상은 신설 휴게소인 합천호 양방향과 월출산, 기존 휴게소인 여주 인천 방향·군위 부산 방향·장유 서부산 방향·대천 양방향이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 공공관리회사 설립과 직계약 확대를 추진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범사업은 당초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7월로 예정됐던 입찰공고를 당시까지 내지 못했다.
앞서 7월 31일 사전규격을 공개하고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준비 절차에 들어갔지만, 정식 입찰공고와 사업자 선정은 지연됐다.
기존 운영업체가 사용하던 시설과 물품의 인수 기준도 정리되지 않았다. 일부 휴게소에서는 계약이 끝난 뒤에도 기존 업체가 영업을 이어갔고, 시설 인도와 관련한 분쟁도 발생했다.
도로공사는 당초 2026년 12월로 계획했던 시범운영 목표를 2027년 설 연휴 전으로 조정했다. 기존 휴게소의 시설 인수와 계약 전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체 8곳을 동시에 운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입점 자격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도로공사가 7월 공개한 사전규격안에는 여주휴게소를 제외한 7곳의 일부 업종에 대해 최근 2년 연속 연매출 30억원 이상이라는 참가 기준이 담겼다.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규모가 작은 업체는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운영구조를 바꿔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와 달리 영세 업체의 참여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로공사는 해당 기준이 확정된 입찰 조건은 아니며, 의견 수렴을 거쳐 매출 기준과 평가 방식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수료 낮춰도 음식값 그대로라면…소비자 부담은 누가 줄이나
직계약으로 임대료 부담이 줄더라도 음식값이 같은 비율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판매가격에는 식재료비와 인건비, 관리비 등이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입점업체는 절감한 비용을 가격 인하에 쓰거나 음식의 양과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줄어든 비용이 업체의 수익 개선에만 쓰인다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국토부 역시 모든 음식 가격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방식보다는 가격과 품질, 서비스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가격 제안과 이행계획 등을 심사한다. 도로공사 현직자와 퇴직 3년 이내인 사람, 그 배우자와 직계가족이 대표자인 법인 등은 입찰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소비자가 체감할 변화는 결국 음식값과 양, 품질이다. 직계약 전환 이후 돈가스와 커피 가격이 실제로 얼마나 내려가는지, 음식의 양과 품질은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입점업체가 선정 당시 제안한 가격을 실제 판매 과정에서도 지키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수료 인하로 줄어든 비용이 음식값 인하나 품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소비자도 혜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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