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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는 먹고 싶은데 설탕은 부담…유통업계 저당·제로 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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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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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줄이고 단맛은 살린다. 유통업계의 저당·제로슈거 경쟁이 탄산음료를 넘어 과자와 시리얼, 초콜릿, 아이스티까지 번지고 있다. 달콤한 간식을 즐기면서도 당 섭취는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자 주요 식품업체들이 기존 인기 제품을 저당 제품으로 바꾸거나 새로운 맛을 추가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마즈 제공
한국마즈 제공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당류 및 과자류 지출액은 3만33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가공식품 세부 분류 가운데 지출액이 가장 많았다.

 

품목별로는 한과 및 기타 과자 지출액이 1만6600원으로 6.4% 늘었다. 두유 지출액도 2500원으로 4.2% 증가했다.

 

과자와 음료를 찾는 소비는 늘었지만 제품을 고르는 기준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맛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당류나 열량을 줄인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롯데멤버스가 엘포인트 회원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제로 식품을 한 차례 이상 구매한 소비자 비율은 29.3%였다. 2년 전 26.3%보다 3.0%포인트 높아졌다. 제로 상품의 매출 비중도 5.8%에서 6.8%로 상승했다.

 

특히 제로 식품의 소비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탄산음료가 전체 제로 상품 판매량의 42%를 차지하는 가운데 푸딩·젤리 품목에서 제로 제품이 차지하는 판매량 비중은 2년 전보다 26.9%포인트 상승한 30.0%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처음 보는 제로 제품보다 익숙한 브랜드의 저당·제로 제품을 더 많이 찾았다. 탄산음료에서 기존 브랜드를 활용한 제로 제품의 품목당 평균 판매량은 새로운 제로 제품의 약 5배였다. 푸딩·젤리와 커피·차 음료에서도 약 3배 차이가 났다.

 

해태제과는 최근 첫 저당 브랜드 '로슈'를 선보이며 저당 과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 제품은 '저당 미니 웨하스' 다크초코와 황치즈 2종이다. 기존 제품보다 당 함량을 약 90% 낮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웨하스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면서 초콜릿과 치즈 풍미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 함량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재구매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제품이다.

 

켈로그도 제로슈거 시리얼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프로틴 그래놀라 제로슈거'에 이어 최근 '프로틴 그래놀라 제로슈거 다크초코'를 선보였다.

 

신제품은 기존 제품의 제로슈거·고단백 설계를 유지하면서 다크초코 풍미를 더했다. 통밀과 귀리, 현미, 호밀, 흑미 등 5가지 통곡물을 활용했으며 단백질과 식이섬유도 함유했다. 달콤한 초콜릿 맛과 영양 성분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켈로그 공식 제품 목록에서도 다크초코 제품과 기존 제로슈거 그래놀라를 확인할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무설탕·무당류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통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2022년 5월 처음 선보인 뒤 초콜릿칩쿠키, 쿠앤크샌드, 후르츠젤리, 카카오케이크, 초코파이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아이스크림도 주요 공략 대상이다. 제로 아이스 바와 콘, 모나카, 파인트 등으로 제품 형태를 늘려 과자뿐 아니라 냉동 디저트에서도 무설탕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면서 기존 디저트의 단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음료업계에서도 저당·제로슈거 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초콜릿과 커피, 탄산음료처럼 단맛이 중요한 제품에서 설탕을 줄이면서도 기존 제품의 풍미를 유지하려는 경쟁이다.

 

매일유업은 '매일두유 초콜릿 저당'을 선보였다. 두유에 초콜릿 풍미를 더하면서 당 함량을 낮춘 제품이다. '어메이징 오트 말차'도 출시했다. 오트에 국내산 고창 말차와 하동 녹차를 활용해 맛을 차별화했다. 다만 어메이징 오트 말차는 제품명과 원료만으로 저당·제로슈거 제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별도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동서식품은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미떼 제로슈거'를 출시했다. 기존 핫초코 제품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유지하면서 설탕을 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농심은 올해 3월 '웰치스 제로 애플망고맛'을 출시하며 제로 탄산음료 제품군을 확대했다. 기존 포도와 샤인머스캣 등에 애플망고 맛을 추가했다. 제품 용량은 355mL이며 표시 열량은 0kcal다.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 의견도 반영했다. 농심이 지난해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실시한 출시 희망 제품 조사에서 망고 맛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인기 브랜드에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추가해 제품군을 넓힌 사례다.

 

빙그레 역시 지난 3월 '빙그레 제로 아이스티' 복숭아와 샤인머스캣 2종을 선보였다. 기존 아이스티를 제로슈거·제로칼로리 제품으로 바꾼 것이다.

 

스리랑카 우바 지역에서 재배된 찻잎을 사용해 홍차 풍미를 살리고 과일 맛을 더했다. 출시 당시 GS25와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판매가격은 개당 1000원으로 책정됐다.

 

저당 제품의 범위는 간식과 음료를 넘어 소스까지 넓어지고 있다. 삼립의 '피그인더가든'은 저당 치폴레 소스와 저당 갈릭 디핑 소스를 출시했다. 알룰로스와 스테비아 추출물을 활용해 당류 부담을 낮추면서 매콤한 맛과 마늘 풍미를 살렸다는 설명이다.

 

식품업체들이 기존 인기 상품을 저당·제로 제품으로 다시 선보이는 이유는 판매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롯데멤버스 분석에 따르면 기존 상품을 기반으로 한 제로 제품은 새로운 브랜드나 콘셉트로 출시한 제로 제품보다 품목당 평균 판매량이 최대 5배 많았다.

 

익숙한 맛과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당류를 낮춘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쉽다는 의미다. 업체들이 기존 과자와 시리얼, 음료를 활용해 저당 제품을 개발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저당·제로슈거 제품을 무조건 열량이 낮거나 체중 관리에 유리한 식품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당류를 줄인 제품에도 지방과 탄수화물이 들어갈 수 있으며, 대체 감미료가 사용되기도 한다.

 

설탕을 넣지 않았다는 표시와 열량이 없다는 표시는 서로 다르다. 같은 종류의 일반 제품과 비교해 1회 제공량당 당류, 총열량, 탄수화물 함량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식품업계의 경쟁도 단순히 설탕을 얼마나 줄였는지에서 맛과 식감, 영양성분을 얼마나 유지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해태제과는 웨하스의 크림 함량을 늘렸고, 켈로그는 다크초코 풍미를 추가했다. 농심과 빙그레는 기존 음료 브랜드에 새로운 과일 맛을 접목했다.

 

당류를 줄인 제품이 기존 제품만큼 맛있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느냐가 앞으로 저당·제로슈거 시장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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