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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못 놓는 한국의 정책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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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재 기자 a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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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정책금융기관 화석연료에 48조원 약정

한국수출입은행 등 한국 3대 정책금융기관이 최근 5년 사이 48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화석연료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온실가스 저감을 유도하기 위해 기후금융 활성화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시장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기후솔루션 ‘탄소중립의 사각지대: 한국 공적금융이 해외에 야기한 금융배출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대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가 최근 5년간(2020~2024년) 새롭게 약정한 화석연료 사업은 총 347건, 48조5000억원 규모로 분석됐다.

 

경남 남해군 설천면에서 바라본 하동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시스
경남 남해군 설천면에서 바라본 하동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시스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는 해를 거듭하며 우상향하고 있다. 2021년 이들 기관의 신규 약정 규모는 5조1000억원이었는데, 2024년 13조5000억원으로 3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러한 투자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고정배출량)은 29억3460만tCO₂e(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추산됐다. 이는 네팔 같은 기후위기 취약국이 지난 250년간 화석연료·산업 공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누적량의 12~13배에 달하는 규모다. 고정배출량은 투자 대상 사업이 전체 수명 기간 배출할 온실가스 총량을 말한다.

 

특히 분석 대상 313건 중 94%(294건)는 운반선·터미널·파이프라인 같은 화석연료 운송 인프라로 화석연료 운반선만 284척에 달했다. 이 같은 운송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설비 하나를 새롭게 짓는 데서 끝나지 않고 수십 년간 실어나를 화석연료 공급망 전체의 수명을 연장하게 된다.

 

배출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029년에는 정부가 해외에서 확보하려는 국제감축 목표량(연 2980만~3400만t)의 약 3배를 내뿜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해외 탄소 감축분을 사오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론 그보다 훨씬 많은 배출을 해외에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모순인 셈이다.

 

양예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한국은 2021년 석탄금융 중단 선언 이후 오히려 화석연료 금융 규모가 2.7배 늘었다”며 “정책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융배출량 공시 의무화, 신규 화석연료 금융지원 중단, 기존 사업의 단계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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