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손실 3조9185억…계좌당 평균은 70대 최대
원금 회복 56% 상승 필요…레버리지 투자 위험 부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에 투자한 개인들이 출시 두 달 반 만에 6조31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약 4조원은 아직 매도하지 않은 상품의 평가손실이다. 전체 손실의 62.1%는 40·50대 계좌에서 발생했고, 계좌당 평균 손실은 70대 이상이 가장 컸다.
◆6.3조 중 4조는 ‘평가손실’…확정손실도 증가
22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단일종목 ETP에 투자한 개인들의 총손실은 6조3130억원이다.
키움·미래에셋·삼성·NH투자·한국투자·KB·신한투자·메리츠·하나·대신증권 등 10개 증권사 자료를 합산한 결과다. 해당 기간 한 번이라도 관련 상품을 거래한 개인 계좌는 약 54만6000개다.
총손실 가운데 실제 매매로 확정된 손실은 2조3242억원, 보유 상품의 평가손실은 3조9888억원이다. 평가손실은 보유 상품의 매입원가와 8월 14일 종가를 비교해 계산했다. 전체 손실의 63.2%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셈이다.
손실 규모는 7월 말보다 커졌다. 당시 6조33억원이던 총손실은 보름 사이 309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매매손실은 1조9638억원에서 2조3242억원으로 3604억원 증가했다. 평가손실은 4조395억원에서 3조9888억원으로 507억원 감소했다.
매매손실이 늘고 평가손실이 줄어든 것은 일부 투자자가 손실을 감수하고 보유 상품을 매도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증권사별 손실은 키움증권이 1조287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증권이 1조257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증권사의 손실을 합하면 2조5446억원으로 전체의 40.3%에 달한다.
◆4050에 손실 62% 집중…70대는 계좌당 2994만원
연령별 손실 규모는 40대가 가장 컸다. 40대는 16만5200개 계좌에서 2조5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50대는 15만8000개 계좌에서 1조8655억원, 30대는 11만7300개 계좌에서 1조91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40·50대 손실을 합하면 3조9185억원이다. 전체 손실의 62.1%다. 두 연령대의 거래 계좌는 32만3200개로 전체의 59.2%를 차지했다.
계좌당 평균 손실은 다른 결과를 보였다. 70대 이상은 9800개 계좌에서 293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계좌당 약 2994만원으로 전체 평균인 1156만원의 2.6배다.
60대의 계좌당 평균 손실도 약 1321만원이었다. 반면 40대는 약 1243만원, 50대는 약 1181만원으로 전체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40·50대에 전체 손실의 62%가 집중된 데는 거래 계좌가 많았던 영향이 크다. 계좌당 평균으로 보면 고령층의 손실 규모가 더 컸다. 계좌당 손실은 해당 연령대의 순손실을 수익을 낸 계좌까지 포함한 전체 거래 계좌 수로 나눈 값이다.
◆36% 잃으면 56% 올라야 ‘본전’…복리효과의 함정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은 손실 이후 원금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더 분명해진다. 단일종목 정방향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반대로 인버스 2배 상품은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이 상품들은 기초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또는 -2배로 추종한다. 매일 수익률이 누적되는 복리효과로 인해 장기 보유 시 실제 수익률은 기초주식의 누적 등락률에 2배 또는 -2배를 곱한 값과 달라질 수 있다.
금융당국이 상품 상장 전 제시한 사례를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기초주식이 하루 30% 상승한 뒤 다음 날 30% 하락하면 투자금 100만원은 130만원을 거쳐 91만원이 된다. 손실률은 9%다.
같은 조건에서 정방향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첫날 60% 올라 160만원이 되지만, 다음 날 60% 하락하면 64만원만 남는다. 손실률은 36%로 커진다.
36% 손실을 봤다면 원금 회복에는 56.25% 상승이 필요하다. 투자금 100만원이 64만원으로 줄면 남은 돈으로 36만원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실률이 높을수록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도 커진다.
실제 급락장에서도 손실 확대가 확인됐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상장일부터 6월 12일까지 연속 하락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상품의 고점 대비 최대 낙폭은 평균 36.9%였다. 같은 기간 기초주식 낙폭의 약 2배였다.
기초주식이 같은 방향으로 연속 상승하면 정방향 레버리지 상품의 누적 수익률이 주식 상승률의 2배를 웃돌 수도 있다. 반대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기초주식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상품에는 손실이 남을 수 있다.
금융당국도 상품 출시 당시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지적하며 장기 보유에 따른 손실 위험을 경고했다. 6조3130억원은 8월 14일 기준 손실액이다. 눈여겨볼 점은 전체 손실의 약 63%가 아직 팔지 않은 상품의 평가손실이라는 사실이다.
36%의 손실을 봤다면 남은 투자금이 56% 넘게 올라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 반등을 기다리는 투자자라면 하루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와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폭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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