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사관학교의 교육과정이 80% 이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군이 별도로 사관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수·교육시설 등 자원이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실이 국방부·한국국방연구원(KID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전체 교육과정 274개 과목 가운데 225개(82.8%)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류별로 교양과목의 95.4%, 일반 전공과목의 82.9%, 군사학과목의 68.0%가 유사하다고 조사됐다.
특히 필수 교양과목은 전체 53개 과목 중 52개(98.1%)가 공통과목이었다. 각 군별로 특화과목은 해군사관학교의 1개 과목뿐이었다. 다른 사관학교와의 교육과정 유사성은 육군사관학교가 91.5%로 가장 높았고 공군사관학교 80.6%, 해군사관학교 69.6% 순이었다.
유사한 교육과정을 각 군이 별도로 운영하는 구조 탓에 교육자원이 비효율적 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3개 사관학교 생도는 총 2940명으로, 행정·지원인력은 2688명을 투입하고 있다. 분산된 예산으로 일반학 교수 315명 중 석사학위 소지자 비율은 104명(33.0%)이다. 일반 대학에 비해 박사 학위 소지자가 강단을 맡는 비율이 낮고 교수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교육 만족도 역시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방연구원이 2024년 실시한 조사에서 사관학교 교육 전반에 ‘만족한다’고 답한 생도는 25.2%에 그쳤다. 학문기초소양 교과목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6%, 과학기술 관련 교과목은 28.2%, 정신전력 관련 교과목은 25.2%였다.
김 의원은 사관학교 통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1·2학년 생도가 통합 캠퍼스에서 교양과 인공지능(AI)·사이버·우주 등 미래전 기초교육을 함께 받고, 3·4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전공교육과 군별 훈련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 의원은 “통합하면 분산된 교수 자원이 모여 개설 과목이 다양해지고 수업의 질이 높아진다”며 “10억원씩 나눠 사던 교육 설비 대신 30억원 규모의 첨단 기자재를 도입할 수 있어 생도에게 훨씬 유리한 환경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각 군의 전문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사관학교의 군사학은 기초 개론 수준이고, 실무 전문교육은 임관 직후 초군반과 대위 시절 고군반 등 각 군 교육사령부 산하 병과학교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며 “국방부는 자군 이기주의를 넘어 통합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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