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월평균 임금 격차는 200만원에 육박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어제 발표한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867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3000명 늘어나 전체의 38.5%를 차지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월평균 임금 차이도 13만2000원 늘어난 194만원에 달했다. 비중과 격차 모두 역대 최대, 최고다. 갈수록 심화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우울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고질적 난치병이다. 정규직 근로자의 3개월 월평균 임금은 405만2000원으로 15만6000원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은 211만2000원으로 2만4000원 증가에 그쳤다. 급여 수준이 낮은 시간제 근로자가 늘어나고 60대 이상 비정규직도 증가한 탓이 크다. 대기업 정규직이 고임금 잔치를 벌이는 사이 청년과 서민,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는 임금 차별과 열악한 근로환경에 시달린 지 오래다. 최근 국회 미래연구원의 보고서는 이런 이중구조가 청년들을 절망에 빠트리는 현실을 보여줬다. 1989∼1998년생 2000명의 첫 일자리와 이후 10년간 경로를 들여다봤더니 처음 정규직으로 출발한 청년은 이후 8년3개월간 정규직·전일제로 일했지만 비정규직의 경우 3년2개월에 불과했다. 실업기간도 2년이나 차이 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평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대우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당장 내년부터 공공부문 단기 기간제 근로자가 퇴직할 때 ‘공정수당’을 지급한다지만 이런 땜질식 처방으로 임금 격차를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이를 일반기업까지 확대할 경우 외려 비용 부담과 고용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근본 해법이 필요하다. 대기업·정규직의 과도한 기득권을 수술하는 노동개혁 없이 비정규직 처우는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같은 가치의 일을 하는 근로자에게 같은 임금을 주도록 하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로드맵을 마련한다. 하지만 한번 입사하면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근속 기간에 따라 월급이 오르는 구조를 깨지 않고는 이중구조 해소는 요원하다. 호봉제의 직무급제 전환이나 노동 유연화 조치 없이 섣불리 법제화에 나섰다가는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빼앗고 노노 갈등과 소송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 더는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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