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與 모든 의원에 친전 보내
김준형 “구체적인 방안 논의 요청”
민주선 ‘명분·근거 구체화’에 무게
지지율 하락 속 여론 역풍 우려 커
내부선 탄핵 추진·신중론 엇갈려
권익위, 曺 업무추진비 의혹 조사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21일 민주당에 탄핵소추안을 전달하며 즉각적인 공동 행동을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탄핵 사유와 근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속한 탄핵 추진론과 여론의 역풍 등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를 만나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전문과 탄핵 동참을 촉구하는 친전을 전달했다. 조국혁신당 의원 전원 명의의 친전에는 “대한민국의 최고 사법 권력이라 할지라도 헌법 위에 설 수 없으며 법관의 독립이라는 이름으로 헌법적 책임까지 면제받을 수 없다”며 “양당이 탄핵소추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뒤 “탄핵소추안을 드리며 행동을 촉구했다”며 민주당 모든 의원에게 친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 원내대표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당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당장 탄핵소추에 나서기보다 국정조사를 통해 명분과 근거를 구체화하겠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계원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뒤 “국정감사 이후 조 대법원장의 구체적 탄핵 근거를 확인하는 절차로서 국정조사를 검토 중”이라며 “현재 탄핵과 관련해 여론이 분분하다. 탄핵의 명분과 근거를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탄핵 카드를 접은 것은 아니지만 국정조사를 거쳐 사실관계와 책임 범위를 먼저 확인한 뒤 추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탄핵을 서두르자는 당내 요구와 절차를 밟아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는 지도부 판단이 맞서는 셈이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 8개월가량 남은 데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인용 여부는 별개라는 점도 민주당의 고민이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탄핵 추진이 사법부 독립 논란으로 번질 경우 여론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면 정청래 전 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 등 강경파를 중심으로는 더 미룰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론도 높다. 민주당이 멈칫거릴 이유가 없다”며 국정조사 추진을 두고 “조희대 탄핵 안 하려고 저러는구나 하고 국민들은 민주당의 의도를 눈치채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도 “조희대 탄핵 신중론을 존중하지만 동의하기 힘들다”며 “탄핵 사유가 넘친다”고 했고, 한민수 최고위원은 “결정을 미루다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이어졌다. 판사·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지금 당장 탄핵소추를 할 만큼의 사유와 쟁점은 부각돼 있지만 조 대법원장의 헌법질서에 대한 태도를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지금 당 지지율도 좋지 않은데 굳이 야권에 빌미를 줘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했고, 수도권 의원도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결단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부담을 이해한다면서도 더 이상 시기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병언 대변인은 “민주당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실질적인 카운트다운이 들어갈 것”이라며 “여당인 민주당이 어느 정도 몸이 무거운 것은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하반기에 한 번 실기했다고 본다”며 올해 안에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는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오용 및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16일 사건이 접수돼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조속히 조사해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이 법률 전문지 관계자들과 식사하면서 1인당 식사비 5만원 제한을 어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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