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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공을 넘어… 삼성, 차세대 바이오 시장 선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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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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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도전 본격화

글로벌 빅파마와 신뢰 쌓은 이재용
그룹 역량 결집 ‘바이오 신화’ 박차

삼성전자 1대 주주인 美 엘리먼트
서울서 차세대 기기·솔루션 등 공개

외부 혁신기술 적극 끌어안기 전략
암 조기진단·헬스케어 기업 등 투자

“반도체 성공 DNA(유전자)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야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3년 5월 7일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최고경영자들(CEO)과의 연쇄 회동 직후 직원들을 격려하며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1년 설립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MO(위탁생산) 시장의 1위로 도약했지만 여전히 신약 개발과 원천 기술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화이자가 점령한 북미 시장의 글로벌 빅파마 파트너들을 직접 만나 신뢰관계를 쌓으며 업계의 불안을 정면 돌파했다.

2024년 2월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 건설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삼성전자 제공
2024년 2월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 건설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삼성전자 제공

그가 강조해온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향한 삼성전자의 도전이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투자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 역량,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생산 인프라, 라이프사이언스펀드 등 그룹 전 계열사의 바이오 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가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는 20일 서울 라이즈 호텔에서 ‘시프트 유어 사이언스’ 로드쇼를 개최했다. 엘리먼트는 DNA 염기서열을 읽어 유전정보를 파악하는 장비 ‘비타리’를 시연했고, DNA와 리보핵산(RNA), 단백질 등 여러 생체정보를 함께 분석할 수 있는 멀티오믹스 분석 솔루션인 ‘사이토스’의 첫 출하를 발표했다.

작은 탁상형 장비인 비타리는 99.99%의 분석 정확도를 제공하고 기존 제품보다 5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단일 세포에서 세포 형태와 단백질 발현 등 여러 생물학적 정보를 동시에 측정이 가능한 사이토스는 향후 신약 개발 과정에서 연구 가설을 검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는 삼성전자가 지난 6월 1억7500만달러를 엘리먼트에 추가로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이후 국내에 소개하는 첫 행사였다. 몰리 허 엘리먼트 CEO는 “사이토스를 통해 연구자들이 기존 분석 기술로는 풀기 어려웠던 다양한 생물학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역량에 엘리먼트의 유전체 분석 및 멀티오믹스(여러 종류의 생물학적 데이터를 결합해 생명 정보 사이의 연결 관계와 인과적 흐름을 분석하는 것) 기술을 접목해 정밀 의료 분야의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아울러 차세대 바이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만을 고집하기보단 외부 혁신기술을 적극 끌어안는 전략을 택했다. 투자와 공동연구로 유망 기술을 확보하고, 개발·임상·생산까지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신약으로 키우겠다는 이 회장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엘리먼트를 비롯해 미국의 암 조기 진단 기업인 그레일, 디지털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 젤스, 프랑스의 AI 의료 진단 소프트웨어 기업인 소니오 SAS 등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핵심 관계사들이 외부 바이오 기술을 찾기 위해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운영재원도 1700억원에서 지난 6월(3호) 4420억원으로 증가했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지금까지 한국의 항체 및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사인 에임드바이오를 비롯해 미국의 ADC 접합 플랫폼인 브릭바이오 등 세계 각국의 유망 바이오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은 신약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독립시켜 바이오시밀러 성공 DNA와 외부 혁신기술의 결합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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