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충분한 숙의 후 최종 결론”
국힘 “이 기회에 아예 없애야” 촉구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노동특례를 담은 초광역특구법안을 발의하면서 노동시간 규제 완화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핵심은 지방의 첨단산업 특구에서 고소득 연구개발 인력에게 법정 근로시간과 휴게·휴일 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다. 지난 1월 반도체특별법에서 노동시간 특례를 제외했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규제 완화안을 직접 내놓자 국민의힘은 규제 완화를 촉구했고, 양대 노총은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확산을 우려해 반발했다. 민주당은 특례를 뺀 법안도 따로 발의해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노동시간 특례 등을 둘러싸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처리 시점을 못 박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노동특례를 담은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운영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기상 의원은 노동특례를 제외한 별도 법안을 낼 예정이다. 민주당은 두 법안을 병합 심사한다. 초광역특구법은 수도권 밖 지자체를 광역 경제권으로 묶어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는 내용이다. 인허가 단축과 특별보조금, 금융·세제 지원을 비롯해 320여개의 규제특례를 담았다.
최대 쟁점은 근로시간 규제의 예외 범위다. 박 의원안은 특구에서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 등에 종사하는 근로소득 상위 3% 노동자가 사용자와 서면 합의하면 주 52시간제를 비롯한 근로시간·휴게·휴일 규정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소득 전문직에 적용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도 최대 6개월로,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은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릴 수 있다. 기업의 인력 운용은 자유로워지지만 노동계는 노동조건 후퇴를 우려한다.
이 조항은 반도체특별법 제정 때도 쟁점이었다. 국민의힘은 2024년 11월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제 예외를 추진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올해 1월 통과된 법에서는 제외됐다. 민주당이 이번에는 노동특례를 발의했지만 당론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최첨단 기술이나 연구소 직종 관련해선 실제 주 52시간제가 의미가 없다”며 “이번 기회에 주 52시간제가 풀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노사정 논의 전에 “노동개악안이 포함된 법안을 발의했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역시 노동특례 제외를 촉구했다. 고용노동부는 노사정 대화 결과를 국회 심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지난 9월부터 실무협의체 회의를 다섯 차례 열었으며 다음 회의는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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