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새로운 기준’ 명확히 밝히고
우리 軍도 안보·군사 역량 입증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과 관련해 “반드시 조기에 환수해야 하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고, 한·미 간 협의도 기본적으로 돌려받는 쪽으로 잘 협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달라진 한반도 안보 환경을 거론하며 전작권 전환에 적용할 ‘새로운 기준’을 언급한 데 대한 반박이다. 전작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지만, 실제 한·미 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그제 “미국 전쟁부가 이 대통령의 전작권 조기 환수 발언과 관련해 양측이 앞서 합의한 조건부터 충족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언급한 새로운 기준이 무엇인지, 기존 조건이나 평가 기준에 실제 변화가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이 전작권 전환에 제동을 걸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양국이 시기와 조건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건 분명해 보인다. 실무 조율과 상호 신뢰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미국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서도 안 된다. 브런슨이 언급한 ‘새로운 기준’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변화한 안보 환경을 반영한 것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능력을 추가로 입증해야 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조기 전환 의지만 원론적으로 강조할 게 아니라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역량을 근거로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 양국의 입장 차이를 방치한 채 조기 전환만 장담하는 것은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혼란만 키울 수 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자료 등을 보면 핵심 대북 감시·정찰자산의 가동률 저하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그린파인’ 조기경보레이더는 낙뢰로 고장 난 뒤 복구에 약 9개월이 걸려 지난해와 올해 가동률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피스아이)과 유인 정찰기 RF-16(새매)의 올해 가동률도 각각 60%대에 그쳤다. 해군 해양정보함인 신세기함과 신기원함은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모두 가동 불능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면 한국군이 ‘세계 5위’ 수준의 전력을 갖췄다며 전작권 전환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기가 민망한 상황이다. 위협에 대비하는 감시·정찰 능력의 공백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문제다. 전작권 조기 환수를 내세우기에 앞서 우리 군의 안보 역량부터 빈틈없이 점검하고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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