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급격한 성장률 둔화
관건은 저가 메모리 시장 차지 여부
방심은 금물이지만 과도한 공포도 경계해야
메모리 초호황에 힘입어 한국 반도체 업계를 맹렬히 추격하던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이익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빠른 증설과 가파른 실적 개선, 신기술 개발을 외치며 곧 한국 반도체 업계를 집어 삼킬 듯 했지만, D램 가격 상승 속도가 느려지자, CXMT의 이익 증가 속도도 확연히 느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D램 업체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과도한 공포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9일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CXMT 주가는 이날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장이 열리자마자 8% 넘게 빠졌다. 시가총액은 3조위안(약 598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시장에 공포를 안겨다 준 것은 CXMT의 성장률 둔화다. 공시에 따르면 CXMT의 3분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추정치는 533억9500만~548억9500만 위안(약 10조6490억~10조9482억원)이다. 10조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시장이 실망한 건 증가율 때문이다. 직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1~4%에 그친다. 2분기 증가율이 113%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정체에 가깝다. 시장 관계자들은 실적 규모보다 성장세가 꺾였다는 신호에 투자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성장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D램 가격 상승폭 축소다.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률은 1분기 93~98%에 달했다. 이후 2분기 58~63%로 낮아졌고 3분기에는 13~18%까지 내려왔다. 가격 급등에 기대 실적을 끌어올리던 구조가 한계에 부딪힌 셈이다.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와 소비자용 수요 위축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해외 수출 여부도 불투명하다. 현재 CXMT의 매출을 끌어 올리는 것은 중국 수요다. 회사가 더 성장하려면 해외 수출을 해야 하는 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중국산 메모리 탑재를 원하지 않는다. 개인 정보 유출 등 문제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칩을 구하지 못한 애플은 CXMT 칩 구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 반대로 이들이 D램을 해외 국가에 판매하지 못할 경우 PC와 가전제품용 칩 등 저가 메모리 시장을 차지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CXMT 계획은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도 CXMT에 대해 과도한 공포를 가지는 것을 경계한다. 최근 CXMT는 포에프스퀘어를 비롯한 신기술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 3강에 도전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반도체 기술 상용화의 핵심 지표로 꼽히는 수율은 공개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CXMT의 D램 공정 기술 격차는 양산 시점을 기준으로 5∼7년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CMXT가 기존 공정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동안 삼성전자는 차세대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과 HBM을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를 지속하고 있어 중국의 기술 추격에 대한 시장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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