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20일 방류 방안 회의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한 달 넘게 머물고 있는 흑상어 ‘부캉이’의 유영 동선이 달라지고 있다. 부캉이는 그동안 초량동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인근 수로를 주로 오갔지만 최근 더 안쪽인 자갈치 방면 중앙동 수로 부근까지 반경을 넓혔다. 18일 밤에도 이 일대에서 관찰됐다.
북항이의 움직임이 커진 가운데 수로 벽에 부딪혀 생긴 상처도 늘었다. 이를 두고 상처 탓에 방향감각을 잃은 것 아니냐는 분석부터 수온이 떨어지자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 방향 틀다 벽에 부딪히고…주둥이부터 지느러미까지 상처
19일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 부산시 등에 따르면 최근 부캉이가 방향을 바꾸려다 오른쪽 수로 벽에 부딪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물이 빠진 시각 수로 벽 아래에는 날카로운 따개비가 빼곡히 달라붙어 있는데, 이 따개비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충돌이 잦아지면서 부캉이는 주둥이부터 코 위, 눈꺼풀, 가슴지느러미까지 상처를 입었다. 밤에 강한 불빛을 받고 몸부림친 뒤 다치는 일도 늘었다.
수과원도 전날인 18일 현장 연구사를 통해 오른쪽 가슴지느러미 끝부분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수로 벽에 몸을 가까이 붙인 채 헤엄치다 마찰로 생긴 상처로, 출혈은 관찰되지 않았고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상어는 피부 손상에 대한 회복력이 상당히 빠른 편”이라면서도 “벽에 계속 닿으면서 헤엄치면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입 주변 상처를 수로 옆 구조물에 붙은 따개비에 긁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생명에 지장은 없겠지만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방향감각 잃었나, 바다 찾나
최 교수는 유영 반경이 바뀐 데 대해 “부캉이의 어떤 기능이 서서히 약해지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한 거다, 좀 더 조용한 쪽으로 들어가는 거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기온이 차츰 떨어지면서 생기는 아주 미세한 수온 변화도 함께 짚었다. 최근 수로 수온은 22도 안팎으로 관측됐다. 최 교수는 “표층 수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면 상어가 서식하기 부적합한 환경이 된다”고 지적했다.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은 아직 수로에서 한 번도 목격되지 않았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9월 18일 이후로 현재까지 먹이 활동의 흔적이 없다”며 “최근에는 특정 구간에만 계속 왔다 갔다 하는 행동(정형행동)도 조금씩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 시장은 흑상어는 한 달 정도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며, 전문가와 관계 당국의 의견을 종합하면 아직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전했다.
관계기관 인력 105명이 매일 현장에 나와 부캉이의 안전 등을 살피고, 비상 상황이 생기면 3분 안에 도착해 조치할 수 있도록 준비해 뒀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수온 하강과 먹이활동 제한, 상처 악화 등을 우려해 부캉이를 좁은 인공 수로에 계속 머물게 하기는 어렵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 두 차례 구조 실패…해수부 20일 방류 방안 회의
당국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2일 두 차례 부캉이를 외해로 내보내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1차 구조는 선박 5척을 투입해 수로 안쪽에서 워터펌프로 물줄기를 쏘는 방식이었다. 부캉이는 깊은 곳으로 잠수하거나 수로변에 바짝 붙어 헤엄치며 물줄기를 피했다.
2차 구조에는 길이 50m, 높이 6.8m의 대형 차단 그물이 동원됐다. 당국은 그물을 끌어 부캉이를 수로 출구 쪽으로 밀어붙였지만 출구에서 150m 안쪽 지점에서 작업을 멈추고 그 자리에 그물을 고정했다.
부캉이는 이튿날인 지난 3일 낮 12시쯤 그물마저 넘어 수로 안쪽으로 돌아왔다. 만조로 수심이 깊어지면서 그물 상단에 생긴 틈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당국은 같은 날 그물을 모두 철거하고, 상어에게 무리를 줄 수 있는 추가 포획이나 강제 유도 작전 없이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 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려 왔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 졌고 해양수산부는 방류 논의에 나섰다. 해수부는 그동안 “현행 해양생태계법상 개입할 권한이 없다”며 수과원에 대응을 맡겨 왔지만, 최근 본청 해양생태과가 직접 관여하며 부산시와 방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그물망을 동원해 부캉이를 바다로 방류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와 수과원, 부산시, 해경 등은 조만간 부캉이를 다시 외해로 유도할 방법과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오는 20일 방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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