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소방예산 중 국비 고작 10.7%
중앙 재정책임 강화해 지방 도와야
지난 16일 오전 경기 부천의 도장공장 화재 진압 중 고립돼 숨진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이 어제 열렸다. 김 소방위는 당시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20여분 앞둔 상황에서 현장에 선착대로 진입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한 순간에도 소임을 다해온 김 소방위의 명복을 빈다. 이번 사고는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추미애 경기지사의 비하 발언과 맞물려 ‘반쪽짜리’ 국가직 신세인 소방관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방공무원 신분이던 소방관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4월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됐으나 예산과 인사는 중앙이 아닌 지방정부 권한으로 남겨둔 탓에 온전한 국가직이 아니다.
소방예산을 살펴보면 국가직 전환에 따라 국가 예산에서 지방으로 배분되는 금액은 늘었으나 국비 비중은 10% 안팎(작년 10.7%)에 불과하다.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도 여전히 대부분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인건비 예산 중 국비 성격인 소방안전교부세에서 인건비 명목으로 교부되는 예산은 8.6%에 그쳤다. 인건비 부담에 짓눌려 장비 현대화를 위한 필수 사업비와 현장 안전에 투자할 여력이 줄고 있다는 지방정부의 호소에 귀 기울일 때다. 다만 소방기본법은 화재·재난 시 국민의 생명 보호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동 책무로 명시했다. 지방정부도 예산 타령만 할 계제는 아니다. 정작 추 지사는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소방차량 구매 및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관련 예산을 축소·전액 삭감하고도 본인은 12억원대의 47평짜리 전세 관사에 살면서 관용차로 7700만원대 새 차를 사들이지 않았나.
국가직 전환의 취지는 지역 간 소방투자 격차를 해소해 전국 어디에서나 동질의 서비스를 받도록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방정부 재정 여건에 따라 여전히 소방관 1인당 피복비가 3배 이상 차이 나는 현실은 국민 안전 격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대도시와 지역 간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수와 위탁교육비, 건강검진비 등 지원경비 불균형은 심각하다.
부천 화재에 여야가 앞다퉈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한 국가 책임을 강조했지만, 용두사미에 그쳐선 안 된다. 올해에만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이 4명에 달한다. 이들의 살신성인이 헛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재정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서둘러 내놔야 할 것이다. 국고 지원이 늘어나면 지방정부도 노후장비 교체 등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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