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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막는 플랫폼… ‘디지털 출입증’ 놓고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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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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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활용’ 주도권 경쟁 가열

JP모건·델타항공 등 정보 접근 막아
아마존도 ‘뮤즈’ 쇼핑몰 접근 불허

네이버, 외부 AI 데이터 수집 차단
카카오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 나서

상품 검색 등 무작정 차단은 한계
데이터 접근·수익 배분 협력 관건

여러 웹사이트를 넘나들며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확산하면서 주요 플랫폼과 AI 기업 간 접근 권한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쇼핑몰에서 항공·금융회사 등으로 외부 AI의 접근 제한이 확대되자 AI 기업들은 제휴와 새로운 기술 규격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플랫폼들도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AI의 접근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등 협력 방식을 모색 중이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는 최근 외부 AI 에이전트의 고객 계좌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통제되지 않는 ‘불량 에이전트’를 원치 않는다”며 고객과 은행 모두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증권사 찰스슈왑도 허가받지 않은 AI 에이전트의 계좌 접근을 막고 있다. 고객정보 유출이나 무단 금융거래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AI 접근 제한은 항공·지역 정보 서비스로도 확산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외부 AI 에이전트를 통한 항공권 예약을 제한하고, 지역정보 플랫폼 옐프는 자사 데이터를 이용하려는 AI 기업에 별도의 허가와 유료 계약을 요구한다. 앞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은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가 자사 쇼핑몰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 AI가 플랫폼의 정보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놓고 업종을 가리지 않고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갈등의 배경에는 보안뿐 아니라 사업상 이해관계도 있다. AI 에이전트가 상품 검색과 비교, 예약, 결제까지 대신하면 이용자가 플랫폼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줄어든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광고 노출과 상품 추천 기회가 줄고 고객정보와 거래 과정에 대한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 금융회사들은 AI가 더 유리한 금융상품을 찾아 고객 자금을 옮기는 상황도 우려한다.

국내 플랫폼들도 외부 AI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네이버는 외부 AI의 무단 데이터 수집을 제한하는 한편 자체 쇼핑 AI 에이전트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 서비스와 외부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다만 외부 AI를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AI를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이용자가 늘수록 외부 에이전트가 새로운 고객 유입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접근을 제한해 기존 고객을 지키는 이익보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이 커지면 플랫폼을 AI 에이전트에 개방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따라 AI 기업과 플랫폼은 접근 권한을 명확히 하고 기존 플랫폼의 거래 기능을 유지하는 등 새로운 협력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이커머스 쇼피파이는 외부 AI로 상품을 찾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결제와 주문 관리는 자사 시스템으로 처리한다. AI 기업은 상품 탐색과 추천을, 플랫폼은 결제와 고객 관리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공공 AI 챗봇·에이전트 구축 사업인 ‘모두의 AI’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협력 구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와 플랫폼 간 협력을 위한 기술 표준도 마련되고 있다. 메타와 구글 등은 AI의 신원과 접근 권한을 확인하고,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기존 플랫폼과 안전하게 연동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AI 에이전트가 확산할수록 플랫폼의 데이터 접근 권한과 거래 수익 배분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경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원은 “에이전트 플랫폼 표준을 선점한 기업이 향후 앱 생태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플랫폼 기업들은 서비스 다양성과 확장성을 갖추기 위해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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