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러시아 제재를 일부 유예한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린지 O.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의 일부 조항 시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8일까지 대러 제재 대상을 결정하거나 새로운 제한 조치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의회에 통보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명한 이 법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가스 주요 구매국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러시아 지도자와 정부 당국자, 금융기관에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제재 희망 러시아 기업과 선박, 개인의 명단을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에 전달했다.
이는 다음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30만t를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러시아산 경유 수출 제재를 일부 완화한 바 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대외 투자·경제 협력 부문 특별 대표 겸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트럼프 행정부가 그레이엄법을 유예한 것은 중요하고 진정으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반겼다.
이어 "제재와 대립 대신 대화와 상호 호혜적인 협력, 세계 안정에 대한 공동의 책임이 자리 잡게 됐다"며 "러시아와 미국간 경제협력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 경제의 안정에 기여하며 신뢰 구축과 지속적인 평화 달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고 했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같은날 엑스(X·옛 트위터)에도 "러시아와 미국간 경제 대화와 평화 구축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적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날 우크라이나 핵심 발전·송전 시설 15곳 이상을 공격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러시아는 겨울을 바로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정전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수백만 명의 우리 국민을 전기와 난방 없이 지내게 하려 하고 있다. 이를 멈추려면 압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재 블랙아웃(제재 공백)', 침략국에 대한 압박 완화, 푸틴에 대한 금전적 보상, 이 모든 것은 그가 공격을 계속하도록 부추길 뿐"이라며 "우리는 물러서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전쟁을 끝내야지, 푸틴에게 전쟁을 무기한 계속할 온갖 이유를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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