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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배짱 복무’ 민낯…경고 받고 또 걸린 ‘2차 위반’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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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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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겸직 18건·공익복무 실적 미달 17건…허위실적 제출도 4건
야구 16건으로 최다…항저우 아시안게임 관련 처분이 전체의 69.2%
2024~2025년 처분 27건…2025년 한 해에만 15건
복무기간 5일 연장…실적 미달·허위 제출 땐 해당 시간의 2배 가산
이재정 “병역특례는 특권 아냐…문체부도 관리체계 살펴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경고 처분을 받고도 복무 규정을 다시 위반한 사례가 5건 확인됐다. 무허가 겸직과 공익복무 실적 미달은 물론 허위실적 제출까지 적발됐다. 국제대회 성과에 따라 병역 의무의 예외를 인정받은 만큼, 복무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관리·감독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정 의원실 제공. 배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일러스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정 의원실 제공. 배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일러스트.

16일 세계일보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사장 하형주)에서 제출받은 ‘체육요원 경고처분 내역’(2017~2026년 9월)을 분석한 결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선수들에 대한 경고처분은 모두 39건이었다. 처분 대상자는 34명으로, 같은 선수가 여러 차례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위반 사유별로는 복무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직한 사례가 18건(46.2%)으로 가장 많았다. 분기별 공익복무 실적 미달은 17건(43.6%), 허위실적 제출은 4건(10.3%)이었다. 무허가 겸직과 공익복무 실적 미달이 전체 처분의 89.7%를 차지했다.

 

종목별로는 야구가 16건(41.0%)으로 가장 많았고 축구가 9건으로 뒤를 이었다. 빙상은 4건, 골프와 수영은 각각 2건이었다. 자전거·태권도·e스포츠·롤러·요트·산악은 각각 1건으로 집계됐다. 야구와 축구 두 종목의 처분 기록은 25건으로 전체의 64.1%였다. 다만 종목별 체육요원 편입자 규모와 복무 기간이 다른 만큼, 처분 건수만으로 특정 종목의 위반율이 더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편입 대회별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관련 처분이 27건(69.2%)으로 가장 많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6건(15.4%),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은 4건(10.3%),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2건(5.1%)이었다.

 

처분 연도별로는 2025년이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2024년이 12건으로 뒤를 이었다. 2026년은 9월까지 6건이었다. 2019년과 2022년은 각각 2건, 2018년과 2023년은 각각 1건으로 집계됐다. 자료에 포함된 기간 중 2017년과 2020~2021년에는 처분 기록이 없었다. 다만 처분 연도와 실제 위반 발생 시점은 다를 수 있다.

 

반복 위반 사례도 5건 확인됐다. 자료 비고란에 ‘2차’로 표시된 사례로, 처분 연도별로는 2024년과 2026년이 각각 2건, 2025년이 1건이었다. 위반 사유는 분기별 공익복무 실적 미달 3건, 무허가 겸직 2건이었다. 종목별로는 야구가 2건이었고 축구·골프·빙상이 각각 1건으로 집계됐다.

 

경고처분에 따른 제재는 복무기간 연장이었다. 처분 내용에는 5일 연장이 공통으로 명시돼 있었다. 공익복무 실적 미달 17건에는 해당 분기의 미달 시간에 2배를 가산하는 조치가 추가됐고, 허위실적 제출 4건에도 허위실적 시간의 2배를 복무기간에 가산하도록 명시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최근 10년간 체육요원 편입 취소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고처분과 편입취소는 제재 요건과 수준이 다른 만큼, 취소 사례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제재가 미흡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경고 이후에도 규정 위반이 반복된 사례가 확인된 만큼, 복무 관리·감독 체계의 실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당시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 제정과 함께 마련됐으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여러 국제대회 입상자가 체육요원 대상에 포함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3위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핵심 편입 기준은 1990년 마련됐다.

 

제도 도입 이후 한국 스포츠의 위상과 프로스포츠 산업 규모는 크게 달라졌다. 아시안게임 역시 종목이 확대되고 참가국별 대표팀 구성과 전력에 차이가 생겼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종목별 특성이나 경쟁 환경의 차이와 관계없이 정해진 입상 기준에 따라 병역 혜택을 부여한다. 달라진 스포츠 환경을 반영해 편입 기준과 복무 관리 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병역특례는 병역의무를 대충 이행해도 된다는 특권이 아니다”라며 “묵묵히 병역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경고 이후에도 위반행위를 반복하거나 허위 실적을 제출하는 행위는 심각한 문제”라면서 “이들에 대한 관리의 일차적 책임은 병무청에 있지만, 체육 분야 특례인 만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복무 실태 관리체계를 면밀히 살피고 재발 방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정 의원실 제공. 배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일러스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정 의원실 제공. 배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일러스트.

병무청도 체육요원 편입 기준 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병무청은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일부 축구 선수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국민 정서와 제도 수용성을 고려해 체육요원 편입 기준을 정비하고, 선수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예술요원 편입 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제예술경연대회 입상 기준을 기존 2위에서 1위로 높이고, 국내 전통예술 경연대회는 종목을 통합해 대회별 편입 인원을 2~3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5년간 예술요원 편입자의 86.6%가 국내 대회 입상자였던 점을 고려해 국제대회 인정 기준도 대회의 권위와 심사 공정성, 경쟁력 등을 중심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병무청은 관련 연구용역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12월까지 관련 훈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체육요원 편입 기준 정비와 예술요원 편입 요건 강화는 별도로 추진되는 조치다.

 

국방부는 앞서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병역특례 논란에 대해 “병무청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우리 젊은 청년들이 받았을, 느꼈을 상실감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병무청장으로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병역특례 제도 전반의 개편 여부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의견이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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