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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보다 가파른 CP금리… 기업 자금조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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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아 선임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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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계절적 수요 영향

국고채·회사채 금리는 소폭 하락
단기CP 3.66%… 2년여 만에 최고

기업들 장단기 자금 수요도 변화
회사채서 CP·단기채로 통로 바꿔
2026년 상반기 CP·단기채 68% 늘어나

비우량기업 중심 차환 위험 우려
전문가 “아직까지는 리스크 안 커”

최근 국고채·회사채 금리가 소폭 하락하며 오름세가 다소 진정된 반면 단기 기업어음(CP) 금리는 2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기준금리 인상과 계절적 수요 감소가 맞물린 데다 CP·단기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늘어난 결과다. 기업의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돼 비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차환 위험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3.66%로 8월 말(3.25%)보다 0.4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52%에서 4.56%로 0.0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기업과 은행의 상대적인 조달 여건을 살피는 지표인 CP와 양도성예금증서(CD) 간 스프레드는 8월 말 13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에서 41bp로 벌어졌다. 그만큼 은행보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CP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는 기준금리가 꼽힌다. 한은이 7·8월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금리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CP 91일물 금리가 바로 밀어올려졌다.

 

기업들의 장·단기 자금 수요 변화도 한몫했다. 회사채 금리가 상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선반영해 빠르게 오르자, 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수년간 감당해야 하는 회사채보다 CP나 단기사채로 조달 통로를 바꾸면서 금리가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덜 오른 단기물로 자금을 조달하다 금리가 안정되면 회사채로 갈아타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P·단기사채 발행액은 1272조84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늘었다. 이 중 CP 발행액은 282조7547억원으로 1년 새 19%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회사채(AA-) 3년물은 지난달 28일 4.788%까지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달 14일에는 4.570%까지 내려왔다. 반면 CP 금리는 7월 말까지 3.1%대를 유지하다 8월부터 우상향 추세다. 14일 CP 91일물은 3.63%(금융투자협회 기준 )로, 2024년 8월13일(3.64%)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채 시장 안에서도 만기가 짧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 15일 NICE신용평가가 발표한 ‘기업 자금조달의 단기화, 배경과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도 1~3년물 비중은 확대하는 반면 장기물 비중은 줄이고 있다.

 

CP의 주요 수요처인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연말 환매에 대비해 올해 만기인 CP를 회피하는 계절성 요인도 수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장 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기업의 유동성 위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재무건전성 악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CP 금리가 6월 말 대비 50bp가량 상승했으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면 상승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CP 차환도 원활하고 CP 등급 간 스프레드도 안정적(비우량기업 신용위험 유지)이어서 시장 전반에 어려움이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성규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팀장도 “최근 CP 금리 상승은 계절성 영향이 가장 크게 반영됐다고 판단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기업의 조달 리스크가 커진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우량기업이 장·단기 금리차 사이 유불리를 따져 단기 조달 통로를 선택하는 것과 달리 회사채 시장에서 고전하는 BBB 등급 이하 비우량기업이 선택의 여지 없이 단기물로 몰리면서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우려 사항으로 지적됐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1월에 다시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어 향후 CP 금리 상승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가영 NICE신용평가 평가기준실장은 “장기 회사채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트리플 비(BBB)급이나 일부 업종의 기업은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단기물 위주로 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CP 금리가 올라갈수록 비우량 기업의 차환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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