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러시아 석유 제재를 완화해 경유 유통량을 늘렸으나, 실제 경유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이란 전쟁 이후 중동 경유 수출이 급감한 폭에 비하면 러시아가 늘릴 수 있는 물량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 시간) '트럼프-푸틴 경유딜로 고유가를 잡기 어려운 이유' 제하의 분석 기사에서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합의로 러시아가 공급할 경유 물량은 전년 동기 수출량보다 훨씬 적으며, 이란 전쟁으로 국제 시장에서 사라진 공급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S&P 글로벌에너지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난해 7~9월 일 평균 경유 수출량은 약 69만3000배럴이었는데, 올해 동 기간에는 약 14만 배럴에 그쳤다.
1년 만에 일 평균 55만2000배럴이 줄어든 것으로, 올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집중 공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서 미국-러시아 경유 합의에 따라 기대되는 일 평균 추가 수출 물량은 약 7만5000배럴로 추산된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가 밝힌 10월 추가 수출량인 30만t의 일일 평균치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대이란 전쟁 개시 후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줄어든 중동산 경유 물량을 보충하기에는 부족한 양이다.
S&P 글로벌에너지의 동 기간(지난 7~9월) 분석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발 일 평균 경유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만9000배럴 감소했다.
즉, 미국-러시아 합의로 추가 확보한 경유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 차단 등으로 인한 중동산 경유 수출 감소 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NYT 지적이다.
NYT는 "트럼프-푸틴 합의의 실효성은 2월28일 이란 공격 개시 후 막힌 중동 경유 물량과 비교하면 미미하다"고 짚었다. 에너지 정보업체 아거스의 세라 라풀 연구원도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되는 경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핵심 문제"라고 뒷받침했다.
결국 러시아 경유 수출 확대로 가격 소폭 하락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유가 안정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조사기관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의 케빈 북 이사는 "미미하더라도 무시해선 안 된다. 공급 부족 상황에 비하면 이번 조치가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핵심은 효과의 규모인데,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봤다.
심지어 러시아가 공언한 양의 추가 수출이 실제로 가능한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노박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손상된 정유 인프라를 연내 복구한다는 것을 전제로 경유 수출 확대를 발표했는데, 이 인프라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맷 스미스 케이플러(Kpler)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노박 부총리가 언급하는 수치는 러시아 정유시설이 다시 정상 가동된다는 전제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NYT는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이 비현실적 전망이라고 본다. 러시아 정유 능력은 현재 40~50% 가동 중단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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