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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인가 갈비인가” ‘극한직업’ 수원 왕갈비 통닭 vs 원조 가마솥 통닭…이번 주 축제 선택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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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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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일 수원 통닭거리 축제

2019년 영화 ‘극한직업’은 경기 수원 팔달문 옆 통닭거리에 없던 메뉴 하나를 남겼다. 바로 갈비 양념을 버무린 ‘수원왕갈비통닭’이다. 이 통닭이 이름을 빌려 온 수원갈비는 본래 간장을 쓰지 않는 음식이다. 수원 통닭 골목을 반세기 넘게 지켜 온 것도 갈비 양념이 아니라 가마솥 기름에 통째로 튀겨 낸 통닭이다. 이 골목에서 ‘2026 수원 통닭거리 축제’가 16일부터 18일까지 화성행궁 광장과 통닭거리 일원에서 열려, 같은 골목에서 두 통닭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사진은 AI가 편집한 영화 '극한직업' 중 한 장면.
사진은 AI가 편집한 영화 '극한직업' 중 한 장면.

◆ 영화가 골목에 들인 메뉴

 

극한직업은 2019년 1월23일 개봉했다.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하려고 차린 치킨집이 갈비 양념 통닭으로 맛집이 된다는 줄거리다. 영화는 1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영화 속 메뉴를 실제로 처음 내놓은 곳은 통닭거리의 남문통닭이다. 이 가게는 영화보다 2년 앞선 2017년 갈비 양념을 바른 통닭을 선보였지만 인기를 끌지 못해 두세 달 만에 메뉴에서 뺐다.

 

개봉 이튿날 영화를 본 대표가 메뉴를 되살렸고, 개봉 이틀 뒤인 1월25일부터 다시 선보였다.

 

반응은 골목 전체로 번졌다. 그해 2월 상인회 측은 서너 곳을 빼고 통닭거리 가게 대부분이 수원왕갈비통닭을 메뉴에 올렸다고 전해진다. 당시 팔달구청에 영업신고를 한 이 일대 치킨 판매점은 14곳이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 통닭거리 입구의 안내판. 골목 지도와 통닭집 목록이 적혀 있다. 2019년 6월 촬영.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 통닭거리 입구의 안내판. 골목 지도와 통닭집 목록이 적혀 있다. 2019년 6월 촬영.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 이름은 수원갈비에서, 양념은 달랐다

 

통닭에 ‘수원왕갈비’라는 이름이 붙은 건 양념 때문이다. 남문통닭이 2019년 밝힌 소스는 간장을 바탕으로 한 일반 갈비소스에 고추씨와 사과즙, 배즙, 간 키위 등을 넣은 것이다.

 

원조 수원갈비는 출발이 다르다. 수원갈비는 1945년 12월 이귀성(1900∼1964)씨가 수원 영동시장 싸전거리에 낸 ‘화춘옥’에서 시작됐다. 해장국에 갈비를 넣어 주던 이 집은 1956년부터 양념한 갈비를 숯불에 구워 팔았다.

 

백과사전이 꼽는 수원갈비의 특징은 두 가지다. 갈빗대 길이가 10∼13㎝로 크고, 간장과 조미료 없이 천연 재염으로 양념한다는 점이다.

 

소금과 설탕을 6대 1로 섞고 참기름과 파, 마늘, 후추, 통깨를 더한다. 소금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고기 색과 육질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화춘옥은 1979년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수원갈비를 익힌 조리사들이 1980년대 동수원 일대 갈빗집으로 옮겨 가면서 수원갈비가 대중화됐다.

 

같은 ‘수원왕갈비’라는 이름을 달았어도 간장 바탕의 통닭 양념과 소금으로 간을 한 수원갈비는 계보가 다른 셈이다.

 

통닭거리의 한 통닭집 건물 앞. 거리 곳곳에 ‘수원왕갈비통닭’을 알리는 세로 현수막이 서 있다. 2019년 6월 촬영.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통닭거리의 한 통닭집 건물 앞. 거리 곳곳에 ‘수원왕갈비통닭’을 알리는 세로 현수막이 서 있다. 2019년 6월 촬영.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 골목의 시작은 가마솥 통닭

 

영화가 나오기 전에도 통닭거리는 손님이 많던 골목이었다. 그 중심에는 닭을 통째로 가마솥 기름에 튀기는 옛 방식의 통닭이 있었다.

 

1971년 문을 연 매향통닭은 튀김옷 없이 닭 한 마리를 통째로 가마솥 기름에 튀기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보도에 따르면 이 집은 당일 잡은 생닭에 칼집을 내 염지한 뒤 200도가 넘는 가마솥 기름에 12분 동안 튀기고, 고르게 익도록 닭을 기름에 넣었다 빼기를 되풀이한다. 1981년 개업한 진미통닭도 골목의 오래된 집으로 꼽힌다.

 

갈비 양념을 입힌 통닭이 골목에 자리를 잡은 것은 2019년 이후다. 가마솥 통닭은 그보다 40년 넘게 앞서 이 골목에서 튀겨지고 있었다.

 

수원 통닭거리 골목 양쪽으로 통닭집 간판이 이어져 있다. 2019년 6월 촬영.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수원 통닭거리 골목 양쪽으로 통닭집 간판이 이어져 있다. 2019년 6월 촬영.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 16일 밤 개막, 주말엔 통닭거리 야장

 

한편 올해 축제는 16일 오후 6시30분 화성행궁 광장 개막식과 축하공연으로 시작한다. 17일에는 행궁 광장에서 오후 4시 밴드 페스티벌, 오후 7시 축하공연이 열린다.

 

통닭거리에서는 17일 오후 5∼11시, 18일 오후 3∼10시 야외에서 통닭을 먹는 야장과 플리마켓이 열리고 거리 버스킹 공연도 이어진다.

 

수원시 관계자는 “행사 기간 교통 통제로 주차가 다소 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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