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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야구’ 실패가 넘쳐난 NLCS 3차전, 다저스 로버츠 감독의 패착이 훨씬 컸다…다저스, 밀워키에 3연패 당하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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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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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한화 김경문 전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로 알려진 ‘믿음의 야구’는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역시 명장이네’라며 큰 찬사를 받을 수도 있지만, 잘못 썼을 경우는 나를 찌를 가능성도 크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 3차전은 양팀 사령탑들이 믿음의 야구로 인해 낭패를 보던 와중에 승부가 갈린 경기였다. 승자는 먼저 낭패를 본 팻 머피 감독의 밀워키였다. 밀워키가 3차전마저 잡아내며 월드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다저스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웠다.

 

LA다저스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 AFP연합뉴스
LA다저스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 AFP연합뉴스

밀워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MLB 포스트시즌 NLCS 3차전 원정 경기에서 다저스에 6-2 재역전승을 거뒀다. 밀워키 안방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잡고 LA로 넘어온 밀워키는 3차전마저 잡아내면서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1982년 이후 44년 만에 대망의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반면 올 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였던 외야수 카일 터커를 4년 2억4000만달러에 영입했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 직전 지난 2년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현역 최고 좌완 타릭 스쿠벌까지 데려오며 월드시리즈 3연패를 향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던 다저스는 3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다저스는 남은 4경기를 내리 이겨야만 월드시리즈 3연패 도전을 위한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다만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MLB에서 챔피언십시리즈를 3연패를 당한 뒤 4연승을 거두는 ‘리버스 스윕’은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이뤄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다저스로선 바늘 구멍에 낙타가 들어갈 정도의 확률을 뚫어야 하는 셈이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슨 추리오. EPA연합뉴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슨 추리오. EPA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한 건 밀워키였다. 톱타자로 나선 잭슨 츄리오가 1회 시작과 함께 다저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MLB 포스트시즌에서 1회초 선두타자가 초구를 공략해 홈런을 친 건 MLB가 투구관련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17번째다. 추리오는 지난해 10월 16일 다저스와 NLCS 2차전에서도 상대 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같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블레이크 스넬. EPA연합뉴스
블레이크 스넬. EPA연합뉴스

츄리오에게 맞은 홈런이 오히려 예방주사가 됐을까. 이후 스넬은 안정을 되찾았고, 6회까지 피안타 1개, 볼넷 1개만 내주고 탈삼진 9개를 곁들여 밀워키 타선을 철저히 봉쇄했다. 밀워키도 선발 로버트 개써가 5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투수전 양상을 이끌어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DL 홀. EPA연합뉴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DL 홀. EPA연합뉴스

다저스는 6회 경기를 뒤집었다. 개써에 이어 불펜에 오른 밀워키 불펜의 에이스격인 우완 싱커볼러 애브너 유리베가 볼넷 3개를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이미 볼넷 2개를 내주고 1사 1,2루 위기에 몰리고 오타니 쇼헤이가 타석에 섰을 때 좌완 DL 홀을 올렸을 법했지만, 팻 머피 감독은 유리베를 그대로 밀어붙였고, 유리베는 오타니마저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때라도 유리베를 마운드에서 내렸어야 했지만, 머피 감독은 또 한 번 유리베를 믿었고, 결과는 대실패였다. 윌 스미스는 유리베의 초구 98.4마일(약 158.4km)짜리 싱커가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고, 이는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장타가 됐다. 2,3루 주자가 홈을 밟아 다저스의 2-1 역전. 그제서야 머피 감독은 홀을 올렸고, 홀은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토미 에드먼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1사 2,3루 위기를 탈출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가렛 미첼. AP연합뉴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가렛 미첼. AP연합뉴스

경기가 다저스쪽으로 기우려던 찰나 밀워키의 저력이 또 한 번 발휘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6회까지 81구를 던진 스넬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14타자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으니 당연한 선택일 수 있었다. 그러나 스넬은 앤드루 본과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건 제이크 바워스. 올 시즌 26홈런으로 밀워키 팀 내 홈런 1위이자 볼넷도 94개를 골라낼 정도로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가져가는 바워스는 스넬의 공을 끈질기게 커트했고, 11구째 97.8마일(약 157.4km)짜리 포심이 한 가운데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우월 투런 역전포로 연결했다. 멘탈이 흔들린 스넬은 개럿 미첼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져버렸다. 로버츠 감독의 과도한 믿음이 경기를 그르친 셈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AFP연합뉴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AFP연합뉴스

연속 홈런으로 4-2로 역전해 승기를 잡은 밀워키는 8회 쐐기점을 뽑았다. 브라이스 투랑과 윌리암 콘트레라스가 다저스 사사키 로키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뽑아내 1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후속 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 타석 때 바뀐 투수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폭투를 던지면서 3루 주자 투랑이 홈을 밟았다. 밀워키는 9회초에도 쿠퍼 프랫의 안타와 도루, 조이 오티즈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더 내며 다저스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6회 1사 2,3루 위기를 벗어난 홀은 8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8회 2사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트레버 메길이 9회까지 1.1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밀워키의 완승을 완성했다.

오타니 쇼헤이. EPA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 EPA연합뉴스

최근 부상 여파로 인한 타격 슬럼프로 3차전 라인업 제외 전망까지 나왔다가 이날 6번 타순에 배치된 오타니는 2타수 1안타 1볼넷 1사구로 타격감을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전매특허인 장타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팀의 3연패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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