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자의 행방이 묘연해지며 폐쇄될 위기에 놓인 만학도 교육시설이 검사의 공익대표 권한 행사로 운영 정상화 방안을 찾았다. 검사가 민법에 따른 부재자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해 법원의 인용 결정을 이끈 첫 사례다.
15일 공소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공익대표 업무 전담팀은 최근 서울 소재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A학교에 대해 부재자 재산 관리인 선임 청구를 통해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부재자 재산 관리인 선임은 소재가 불분명한 사람을 대신해 재산을 관리할 사람을 법원이 지정하는 절차다. 민법 22조에 따라 이해관계인뿐 아니라 검사도 청구할 수 있다.
A 학교는 3월 대표자가 미국으로 출국한 뒤 소재불분명되며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대표자가 관리하던 학교 명의 계좌를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교직원 임금 체불은 물론 교육청의 보조금 교부 취소와 학교 폐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학교에는 교직원 42명을 비롯해 만학도 약 1000명이 재학 중이었다.
A 학교 교장은 3월30일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부재자 재산 관리인 선임 청구 요청서를 접수했다. 담당 검사인 이성호 검사(변호사시험 5회)는 4월 교장, 행정실장 등 학교 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교직원들의 생존권, 재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울가정법원에 부재자 재산 관리인 선임 청구를 했다.
이 검사는 교직원과 학생들의 피해가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재판부에 신속한 심리를 촉구했다. 또 교육청이 A 학교에 공문을 보내 올해 2학기부터 교부금 교부 결정 취소 등 단계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사실을 의견서에 담아 재판부에 제출했다.
법원은 통상 부재자 재산 관리인 선임 청구 사건에서 심문기일을 열지 않지만, 이번 사건에선 검사가 직접 청구하고 신속한 심리를 촉구한 점을 고려해 집중 심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서울가정법원은 9월30일 검사의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이 선임한 재산관리인이 부재자를 대신해 재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며 교직원들의 생계와 만학도들의 학습권 모두 지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소청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검사가 민법 22조에 따라 부재자 재산 관리인 선임 청구권을 행사해 법원 인용 결정을 받은 최초 사례다.
공소청 관계자는 “공소청은 공익대표 기능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전담체계 구축, 업무처리 절차의 표준화, 포상제도 구축, 전문인력 양성 및 유관기관 협력 확대 등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며 “공소청은 사회적 약자의 권익과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익대표 업무에 대한 인적·물적 토대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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