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친딸을 흉기와 주먹 등으로 폭행해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22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범행 후 자수했더라도 반드시 형을 감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엄상필 대법관)은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최모(46)씨의 상고를 원심 판단에 법리적 오해가 없다며 최근 기각했다. 이로써 최씨에게 징역 22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확정됐다.
최씨는 사망 당시 14세였던 피해자의 친부로, 2012년 9월쯤 경제적 문제 등으로 중국에 있는 조부모에게 딸을 맡겼다가 2022년부터 다시 데려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활 습관과 휴대전화 사용, 등교 거부 등의 문제로 딸과 반복적으로 불화를 겪어왔다.
사건은 2025년 10월19일 오후 6시쯤 발생했다. 최씨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주거지 안방에서 자신의 둘째 아들을 안아보겠다는 딸을 훈계하던 중, 딸이 최씨 배우자에게 “하나도 제대로 못 키우면서 왜 둘이나 낳냐, 내가 너 딸이 맞냐”는 취지로 말하며 동생을 향해 손을 뻗자 격분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최씨는 배우자에게 아들을 데리고 작은 방으로 피신하게 한 뒤, 딸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렸다. 이어 신발장에 있던 흉기로 얼굴 등을 때리고 바닥에 쓰러진 딸의 팔과 다리, 머리 등을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폭행했다. 최씨는 딸이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방어하는데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망치 머리가 분리될 때까지 후두부를 25차례 이상 내리쳤다. 딸은 폭행으로 인한 두부 외상으로 숨졌다. 최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수사기관에 신고해 자수했으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자백했다.
쟁점은 범행 직후 자수한 피고인에게 형법상 자수 감경을 적용하지 않은 원심판결이 적법한지, 2심의 징역 22년형이 심히 부당한지였다.
1심은 최씨에게 징역 18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초범인 점, 친모의 처벌불원, 범행 직후 자수하고 반성하는 점, 다소 우발적인 범행이었던 점 등을 참작해 징역 20~30년인 양형기준 권고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을 파기하고 형량을 높여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방어하는데도 공격을 멈추지 않아 범행 수법이 극히 잔혹하고, 우발성만으로 범행의 중대성이 크게 경감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수 감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수는 이미 피해자가 사망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피해 회복이나 결과 발생 방지에 기여한 바가 없고, 수사만으로는 밝혀지기 어려운 범행 전모를 새롭게 드러낸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아 양형에 크게 참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친모의 처벌불원 의사에 대해서도 “친모 역시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양육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결정적으로 유리한 정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자수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법원이 임의로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을 뿐이어서, 원심이 자수 감경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22년 등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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