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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융 제재”·푸틴 “신병 인도”… ICC 협공하는 두 ‘스트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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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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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와 자국 기업들 거래 차단한 미국
러시아는 “ICC 소장 등 신병 넘겨라”
ICC 소장 배출한 日 홀로 ‘전전긍긍’

유엔 산하 기관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세계 외교가의 최대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ICC 회원국이 아닌 미국·러시아 두 초강대국이 나란히 ICC를 흔들고 나선 가운데 ICC 최대 후원국인 일본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본이 뭔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도 상대가 미국 그리고 러시아라는 점이 일본의 고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두 정상이 지난 2025년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만났을 때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두 정상이 지난 2025년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만났을 때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14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법의 지배를 철저히 하기 위해 ICC를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동맹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ICC 해체’를 공언한 데 대해선 “미국에 대해 말해야 할 것은 확실히 전달하면서 대응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4년 3월부터 재직 중인 아카네 도모코(赤根智子) ICC 소장은 일본 출신 법률가다. ICC 출범 후 일본인이 재판소장을 맡은 것은 아카네가 처음이다. 경제 규모로 세계 1, 2위의 대국인 미국·중국 둘 다 ICC 회원국이 아닌 만큼 해마다 ICC에 가장 많은 기여금을 납부하는 나라 또한 일본이다.

 

2024년 11월 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중동 가자 지구에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ICC는 네타냐후에게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민간인 살해 책임을 물어 그를 ‘전쟁 범죄자’로 규정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이듬해인 2025년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ICC 재판관과 검사들을 겨냥해 미국 입국 금지 등 제재를 부과했다. 올해 들어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ICC 해체’를 공언했다. 최근 남아공 출신 나비 필라이 전 ICC 재판관이 트럼프를 제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자 미국은 ICC의 미국 내 자산 동결 등 고강도 금융 제재를 추가했다.

 

미국의 반대편에선 러시아가 ICC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ICC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2023년 3월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따른 보복에 돌입한 것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당시 재판관으로서 푸틴 체포영장에 관여한 아카네를 일찌감치 제재 대상에 올린 러시아 정부는 최근 검찰총장 명의 성명을 통해 아카네 등 ICC 전·현직 관계자 9명의 신병을 러시아에 넘길 것을 네덜란드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는 ICC 청사와 재판관들 거주지 등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검찰은 아카네 등이 직권남용 혐의로 러시아 법원에 기소돼 유죄 판결이 확정된 점을 이유로 들었다.

 

ICC는 소장을 포함해 18명의 재판관이 있다. 한국은 앞서 송상현(84) 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가 2003∼2015년 ICC 재판관 및 소장을 지냈다. 현재는 검사로 20년 넘게 일한 백기봉(62) 전 법무부 국제법무과장이 ICC 재판관으로 재직 중이다. ICC를 겨냥한 미국·러시아의 전방위 압박이 지속된다면 한국 정부도 뭔가 입장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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