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후 약 15억 달러 투입…기술 보급·행정 통합은 과제
러시아와 4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에서 드론과 인공지능(AI), 원격조종 장비를 활용한 지뢰 제거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지뢰 오염이 심각한 지역에서 작업자의 안전을 높이고 제거 작업의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 발전한 첨단 기술이 지뢰 탐지와 제거 작업에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에서 지뢰 오염이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는 드론을 이용해 지뢰를 살포하고 있으며, 사람이 접근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감지해 폭발하는 신형 지뢰도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의 소형 원통형 지뢰인 POM-3다. 이 지뢰는 사람이 다가올 때 발생하는 발걸음의 진동을 감지해 폭발한다. 지뢰 제거 작업을 벌이는 국제 인도주의단체 헤일로 트러스트 관계자는 “POM-3 때문에 아예 접근하지 않는 마을도 있다”며 “지뢰의 종류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뢰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제거 작업에도 전쟁 과정에서 발전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헤일로 트러스트는 DMR-7이라는 소형 전차 형태의 원격조종 장비를 위험 지역에서 시험하고 있다.
이 장비는 강한 압축공기를 분사해 지뢰가 묻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지점의 흙을 날려 보낸다. 사람이 삽으로 직접 땅을 파면 최대 45분이 걸리는 작업을 약 5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작업자는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원격조종기로 장비를 움직여 지뢰 제거 과정에서 위험도가 높은 작업을 보다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드론과 AI를 활용한 탐지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과거에는 쌍안경과 지도 등을 이용해 지뢰의 흔적을 찾는 방식이 주로 쓰였지만, 이제는 드론과 위성사진으로 촬영한 지역을 AI로 분석해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방식도 활용된다.
영상 분석 외에도 지표투과레이더와 폭발물 자체를 탐지하는 장비 등이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런 기술이 지뢰 제거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에 접근해야 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일로 트러스트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는 지뢰 제거 기술의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의 지뢰 제거 분야에는 약 15억 달러(약 2조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그러나 신기술이 모든 현장에 고르게 보급된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청도 드론을 활용한 감시를 시작했지만, 드론 영상에 AI 분석을 적용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 장비의 도입 속도와 활용 수준이 기관마다 다른 셈이다.
복잡한 행정체계도 지뢰 제거 작업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여러 정부 부처와 수십 개 민간·국제단체가 지뢰 제거 업무를 나눠 맡고 있다. 정부는 관련 업무를 단일 조직 아래 통합하려 하고 있지만, 부처 간 권한 조정 등의 문제로 진전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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