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산업 역사적 가치 가려져
주민참여 늘려 기억 보존 필요”
울산 장생포가 고래를 앞세운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이곳을 ‘고래마을’로 만든 주민들의 삶과 포경산업의 역사는 관광·오락 콘텐츠에 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울산고래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울산과 웨일로드(Whale Road)-암각화의 선(線)에서 현대 산업의 면(面)까지’를 주제로 장생포고래박물관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다.
세미나 기조강연에 나선 브래들리 타타르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관광 중심이 된 울산의 고래문화의 과제를 짚었다. 그는 울산의 고래문화가 가족 단위 여가·휴식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장생포의 역사가 관광 콘텐츠 뒤편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봤다.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는 1970년대 마을의 모습을 비롯해 포수집과 고래 해체장 모형 등 과거 포경산업의 흔적이 재현돼 있다.
하지만 브래들리 교수는 상당수 방문객이 역사 전시보다 달고나 만들기 체험, 고고장 등 오락 요소로 곧장 향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포경선 ‘진양6호’를 사례로 제시했다. 화려한 고양이 그림이 그려지면서 진양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배경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배가 지닌 포경의 역사는 오히려 가려졌다는 것이다.
그는 대안으로 장생포 주민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브래들리 교수는 “주민 참여를 늘리는 등 포경유산 전시 및 프로그램에 ‘세대 간 기억’을 더 적극적으로 담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30회 울산고래축제는 15일부터 18일까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는 30주년을 맞아 장생포와 고래를 주제로 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선보인다. 고래 위에서 균형감각과 집중력을 겨루는 ‘고래등타기 챌린지’, 고래탐험대 패밀리투어 등이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고래가 깨어나는 길’을 주제로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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