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건립 자연 훼손 우려 등
석 달간 전문가·시민 토론회 반영
‘재원 난항’ 라 스칼라 공연도 보류
민선 9기 부산시가 전임 시정에서 추진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 계획을 전면 중단한다. 환경 훼손 우려와 막대한 재정 부담, 기업 기부·협찬 확보 난항 등이 사업 중단의 핵심 이유다.
부산시는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을 중단하고,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현재 계획대로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전재수 시장이 시민 의견을 수렴해 주요 문화사업의 타당성을 재검토한 결과다. 시는 지난 석 달간 정책점검단과 운영자문단 회의, 시민 여론조사, 토론회 등을 거쳐 사업의 공공성과 재정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부산 남구 이기대(二妓臺)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던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은 입지의 적정성과 계약 조건, 장기 운영비 부담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 사업계획 수립 용역에서 제시된 건립비는 시비 약 1100억원, 연간 운영비는 약 125억원이다. 그러나 경제성 분석의 신뢰성이 부족하고, 부산시의 권리와 공공성을 계약상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8000만년의 지질 역사를 간직한 이기대에 영구 시설물을 건립하는 것이 환경 보전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 예술계와의 공감대가 부족하고 기존 미술관과의 역할 분담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사업 중단의 배경이 됐다.
시는 퐁피두 분관 건립 대신 동부산 시립미술관과 서부산 현대미술관의 전시·연구·소장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유수 미술관과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북항 일원에는 지역 예술계가 요구해 온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전액 국비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행사로 추진했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현재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사업비 100억원 가운데 40~50%를 기업 기부·협찬으로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본격적인 예산 편성과 준비에 들어가야 할 시점까지 목표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는 재원 조달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연을 확정하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역 예술인의 참여와 교육, 인재 양성으로 이어질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부족한 데다 공연장 운영체계와 무대 설비·음향 등을 충분히 점검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말 준공한 뒤 2027년 상반기 시설 안전성·성능 점검과 하반기 시범 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개관 페스티벌은 부산의 역사와 삶, 문화적 정체성을 담아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준비한다. 시는 자체 제작 역량을 키워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제작극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라 스칼라를 비롯한 세계적 오페라 공연의 초청 가능성은 열어뒀다. 오페라하우스 운영이 안정되고 필요한 재원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마련되면 다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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