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옹호 논란 1년 8개월 만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의결한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를 폐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해당 안건을 찬성 6명·반대 4명으로 통과시키며 거센 논란과 후폭풍을 일으킨 지 1년8개월 만이다.
인권위는 12일 제17차 전원위원회에서 ‘2025년 2월10일자 전원위원회 의결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의결의 건’을 상정해 수정 의결했다. 지난 의결을 폐기하자는 부분은 최종안에서 제외되고 과거 의결에 대해 반성하고 기관 명의로 사과하자는 내용만 통과됐다.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김민문정 비상임위원 등 6명이 찬성했고, 김학자 상임위원, 강정혜·한석훈·김용직 비상임위원 등 4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안창호 위원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기권했다. 안 위원장은 2024년 9월 윤 전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로 임기를 시작했다.
그간 인권위 안팎에서는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안’ 의결을 두고 인권위가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인권위는 내부로부터는 인권 옹호자로서 자긍심에 손상을 입었다는 자조를, 외부로부터는 ‘내란옹호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소라미 비상임위원은 과거 결정문이 탄핵에 반대하는 측 견해만을 담고 있다며 “법에 대한 것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측 주장을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향됐고, 윤석열을 방어하기 위한 논리를 그대로 사실상 담고 있다는 평가를 피해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석훈 비상임위원은 인권위 3∼5급 승진 인사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가 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 등 정치권이 인권위 결정 내용을 문제 삼고 직원들의 인사를 미루는 것이야말로 인권위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안건 의결에 반대했지만, 이날 안건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인 김용직 비상임위원은 “기관 명의 사과는 헌법상 자기 책임 원칙과 양심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두 시간여 격론 끝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기 직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인권위 결정은 계엄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며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아니한 것에 아쉬움과 진의에 대한 오해와 논란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으로서 조속한 조직 안정화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5명의 위원님들이 제출한 이번 안건에 대해 별도의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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