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제청 관련 국감소명 밝힌 조희대
사법 독립 침해 이유로 출석 거부서
기관장 참석 땐 이석논란 재연 전망
與 “떳떳하면 국민 앞에 소명하라”
野 “사법부 대한 국회 횡포·갑질”
檢 개혁 후 형사사법체계 공백상태
李대통령 공소취소 쟁점 부상할 듯
6일 이재명정부 2년 차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첫날부터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로 청와대와 대법원이 맞선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일반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하면서다. 민주당은 직접 소명을 요구하며 동행명령 가능성까지 거론했고, 국민의힘은 대법원장 증인 채택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다고 맞섰다. 법사위 전선은 6일 대법원에서 8일 법무부로 이어져 검찰청 폐지 이후 새 형사사법체계까지 번진다.
5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6일 법사위 대법원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지난 2일 제출했다. 대법관 제청과 관련한 민감한 인사 사항이나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을 국감장에서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사법권 독립과 삼권분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법사위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주도로 조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결 전 퇴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권 행사와 관련해 고발이 이뤄져 향후 수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불출석 사유로 들었다. 조 대법원장이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선서·증언할지를 두고도 여야의 해석은 정반대로 갈린다. 첫날부터 의사진행 충돌도 예상된다.
이번 국감의 핵심은 단순한 출석 여부를 넘어 대법관 제청권을 둘러싼 권한 충돌이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대통령과 대법원장 사이에 실질적인 협의 없이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 민주당은 국감장에서 이 문제를 직접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이 일반증인 출석은 거부했지만 기존 관례대로 기관장 자격으로 국감장에 나와 인사말을 할 가능성은 있다. 쟁점은 인사말 뒤 이석 여부다. 지난해와 같은 충돌이 재연될 수 있다. 조 대법원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의원 질의에 직접 답할 경우 1988년 국정감사 부활 이후 첫 사례가 된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국감에서도 조 대법원장은 일반증인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했다. 당시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인사말을 마친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허가하지 않고 질의를 이어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 과정 등을 집중 추궁했고, 조 대법원장은 답변하지 않은 채 약 90분간 자리를 지킨 뒤 이석했다. 올해는 재판 문제에 더해 대법관 제청권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갈등까지 쟁점에 추가됐다.
민주당은 대법관 공석 장기화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조 대법원장이 직접 답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간부회의 소집 경위도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법해석에도 맞지 않은 얇은 의견서 뒤에 숨지 말고, 국감장에 당당히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 앞에 직접 소명하라”고 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대법원장은 성역이 아니다”라며 불출석 시 동행명령장 발부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 사법부 압박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3부 요인 중 하나인 대법원장을 국정감사에 부르는 것은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사법부에 대한 국회의 횡포이자 갑질”이라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부른다면 대통령도 행정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이 신청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이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법사위의 두 번째 전선은 8일 법무부 국감이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출범한 뒤 처음 열리는 법무부 국감인 만큼 새 형사사법체계의 실제 작동 여부가 도마에 오른다. 국민의힘은 수사·기소 분리 이후 사건 이첩과 기관 간 업무 조정, 수사 공백과 현장 혼선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검찰개혁의 제도적 완성으로 규정하고 새 체계의 조기 안착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조작기소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법에서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어진 ‘공소취소’ 논란도 주요 질의 대상이다. 검찰청 폐지 이후 중수청·공소청의 권한 배분과 사건 처리 기준, 기존 수사·공판 사건의 이관 문제도 첫 법무부 국감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질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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