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행 항공기 운항 중 기장에게 흉기를 휘둘러 고의 추락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부기장이 배후 세력 없는 단독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은 4일(현지 시간) 복수의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부기장이 단독으로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범행 동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정보는 용의자의 단독 행동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현재로서는 용의자와 특정 단체 또는 정부와의 연계 사실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신베트에서 근무했던 샬롬 벤 하난도 NBC에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온라인 컨텐츠에 영향을 받은 '외로운 늑대'형 테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배후에 조직이나 국가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최종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1일 이란 연루 가능성에 대해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그렇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일 "그는 이슬람주의 급진화 교육을 받았다. 단독 행동인지 다른 인물과 함께 움직였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특히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간 관계 정상화 구상인 '아브라함 협정'에 대한 공격 행위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개선을 막으려는 이슬람주의 테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초기 조사 결론은 배후 세력 없는 단독 범행 쪽으로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아랍에미리트(UAE) 주도 하에 이스라엘 수사 당국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ABC 등에 따르면 부기장은 항공기를 추락시키려는 의도로 기장을 공격한 뒤 조종실을 장악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수사 당국에 진술했다고 한다. 흉기는 기내 배치된 비상용 도끼로 확인됐다. 배후에 관한 유의미한 진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 당국은 부기장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서방 보도를 종합하면 그는 오만 국적의 29세 남성 하맘 알함마미로 오만항공에서 7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2월 '급진적 성향' 문제로 퇴사한 인물이다.
이후 로열에어모로코에 입사했다가 올해 초 UAE 플라이두바이로 자리를 옮겨 약 8개월간 근무했다. 플라이두바이가 채용 과정에서 신원 검증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비행 중이던 플라이두바이 소속 보잉737 항공기 FZ1073편에서 부기장이 돌연 인도 국적 스미트 마치하르 기장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항공기가 고도 3만3000피트에서 1만7000피트로 급강하하며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했으나, 마치하르 기장이 반격에 나서고 조종석 문을 열면서 부기장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한 승객이 조종간을 잡아당겨 추락을 막았다.
이후 항공기는 납치(하이재킹) 신호 발신 1시간 만인 오전 9시45분께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승객·승무원 182명은 전원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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