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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높고 술까지 마신다면…대장암 위험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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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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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혈당장애·당뇨병 있으면 적당 음주에도 대장암 위험 23%·48%↑
음주량·횟수 늘수록 위험 상승…"혈당 높은 사람 음주 최소화해야"
최근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은 비교적 적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대장암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은 비교적 적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대장암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술을 마실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혈당 이상과 음주가 각각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면서 위험을 더 키우는 ‘상승작용’도 관찰됐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암 가운데 하나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올해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새로 발생한 대장암은 3만2610건으로 전체 암의 11.3%를 차지해 발생 순위 3위에 올랐다.

 

◆ 혈당만 높아도 대장암 위험↑…당뇨병 환자는 26% 높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JNCI) 최신호에는 삼성서울병원과 숭실대 공동 연구팀이 성인 447만5492명을 대상으로 혈당 상태와 음주량에 따른 대장암 위험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팀은 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447만5492명을 대상으로 혈당 상태와 음주 습관을 조사한 뒤 대장암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추적 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9.3년이었으며, 이 기간 대장암을 진단받은 사람은 5만1592명이었다.

 

연구에서는 공복혈당이 100㎎/dL 미만이면 정상, 100~125㎎/dL이면 공복혈당장애로 분류했다. 당뇨병은 공복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당뇨병 진단코드로 연간 한 차례 이상 치료제를 처방받은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혈당 상태에 따라 대장암 발생 위험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정상 혈당인 사람과 비교하면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11% 높았다. 당뇨병 환자의 위험은 정상 혈당군보다 26% 높게 나타났다.

 

혈당 이상 자체가 대장암 위험과 연관성을 보인 가운데 음주까지 더해지면서 위험 차이는 더욱 커졌다.

Mug of frothy beer with handcuffs and keys symbolizing drunk driving arrest
Mug of frothy beer with handcuffs and keys symbolizing drunk driving arrest

◆ 혈당 이상에 술까지 더해지자 위험 더 커져…과음군은 최대 77%↑

 

연구팀은 하루 음주량을 기준으로 남성은 알코올 30g 미만, 여성은 20g 미만을 적당 수준 이하의 음주로 분류했다. 일반적인 술로 환산하면 알코올 20g은 소주 2~3잔, 30g은 소주 3~4잔 안팎이다.

 

보통 수준의 음주를 하는 사람 가운데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은 정상 혈당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23% 높았다. 당뇨병 환자는 위험이 48%까지 높아졌다.

 

과음군에서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정상 혈당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정상 혈당 과음군의 대장암 위험은 17% 높았다. 공복혈당장애 과음군은 41%, 당뇨병 과음군은 77% 높게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혈당 이상과 음주가 각각 독립적으로 위험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복혈당장애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술을 마실 경우 두 요인이 각각 미치는 영향을 단순히 더한 것보다 대장암 위험이 더 커지는 ‘상승작용’이 관찰됐다.

혈당 대사에 이상이 있는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혈당 대사에 이상이 있는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산화스트레스·염증 겹쳤나…“혈당 이상 있다면 음주 최소화해야”

 

연구팀은 혈당 이상과 음주가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과정에서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이 서로 겹쳐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성·축적되고, 점막의 염증과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고혈당 역시 최종당화산물 생성과 염증 신호체계 활성화 등을 통해 산화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

 

이처럼 두 요인이 겹치면서 대장 세포가 암으로 변화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게 하는 ALDH2 유전자 변이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상대적으로 흔하다는 점도 또 다른 가능성으로 제시됐다. 비교적 적은 양의 음주에서도 대장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보통 이하의 음주에서도 대장암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이 확인됐고, 특히 공복혈당장애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연관성이 두드러졌다”며 “혈당 대사에 이상이 있는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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