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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라면이 카페 메뉴로…불닭·누룽지팝·크런키 익숙한 맛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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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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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과 과자로 익숙한 식품업계 대표 제품들이 카페 메뉴로 변신하고 있다. 불닭은 파니니와 샌드위치, 피자빵으로 영역을 넓혔고 누룽지팝은 라떼와 크로플에 들어갔다. 초콜릿 크런키와 에너지음료 얼박사도 각각 카페 음료로 재탄생했다.

 

할리스 제공
할리스 제공    

식품업체와 카페의 협업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달라진 점은 단순히 원재료를 공급하거나 브랜드 이름만 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의 맛과 식감까지 메뉴에 직접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별도의 매장을 만들지 않고도 전국 카페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다. 카페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와 익숙한 맛을 활용해 음료뿐 아니라 샌드위치와 베이커리, 디저트 등 비음료 메뉴를 강화할 수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는 최근 농심과 손잡고 스낵 '누룽지팝'을 활용한 한정 메뉴 4종을 선보였다.

 

'누룽지POP 할리치노'와 '누룽지POP 초코크림라떼' 등 음료 2종에 크로플과 치즈 쌀떡볶이까지 더했다. 누룽지팝 특유의 고소한 맛과 바삭한 식감을 음료와 디저트, 식사 메뉴로 각각 풀어냈다.

 

투썸플레이스는 올해 삼양식품의 불닭을 활용한 델리 메뉴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한정 출시한 '불닭 치즈 멜트 파니니'가 판매 기간 파니니 카테고리 판매량을 전년 대비 약 40% 끌어올리자 8월 '불닭 콘치즈 파니니'와 '불닭 치킨 바게트 샌드위치'를 추가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9월에는 불닭 협업을 베이커리까지 넓혀 '피자빵'을 내놨다.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올해 1~8월 델리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고, 불닭 콘치즈 파니니가 출시된 8월 파니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71% 증가했다. 첫 제품의 판매 성과가 후속 메뉴로 이어진 셈이다.

 

빽다방도 지난 2월 롯데웰푸드와 협업해 초콜릿 브랜드 크런키를 카페 메뉴로 옮겼다.

 

'깨먹는 크런키 초코라떼'와 '깨먹는 크런키 초코스무디', '깨먹는 크런키 초코 아이스크림' 등 3종이다. 현미 크런치와 초코쉘 토핑, 미니 크런키를 활용해 기존 크런키의 바삭한 식감을 음료와 아이스크림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카페 협업 대상은 라면이나 과자에 그치지 않는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7월 동아제약의 에너지음료 '얼박사'와 손잡고 '얼박샷추', '얼박사 젤리 플랫치노', '얼박사 코코 에이드' 등 시즌 음료 3종을 출시했다.

 

얼박사는 박카스와 사이다, 얼음을 섞어 마시던 소비자 레시피에서 출발해 동아제약이 지난해 완제품으로 출시한 브랜드다. 소비자가 만들어 먹던 조합이 제조사의 정식 제품이 되고, 다시 카페 메뉴로 확장된 사례다.

 

비슷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삼양식품은 2021년 엔제리너스와 함께 불닭소스를 활용한 '불닭 반미'를 출시했다. 불닭소스에 불닭강정과 채소, 계란, 치즈 등을 조합한 한정 메뉴였다.

 

오뚜기는 지난해 부산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모모스커피와 손잡고 자사 대표 제품을 카페 메뉴로 바꿨다.

 

오뚜기 크림스프를 활용한 '크림스프 라구파이', 컵누들을 활용한 '컵누들 야키소바빵', 카레를 넣은 '스위트콘 카레 스콘', 순후추를 활용한 '순후추 바닐라 케이크' 등 브런치와 디저트 4종을 한정 판매했다.

 

최근 협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식품업체의 대표 제품명과 그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맛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이다.

 

단순히 식품회사의 원재료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불닭의 매운맛, 누룽지팝의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 크런키의 초콜릿과 크런치처럼 이미 소비자가 알고 있는 특징을 다른 메뉴에 그대로 연결한다.

 

불닭이 대표적이다. 라면에서 출발해 소스로 제품군을 넓힌 데 이어 반미와 파니니, 샌드위치, 피자빵까지 외식 메뉴로 영역이 확대됐다. 소비자가 라면을 먹지 않아도 카페나 외식 매장에서 불닭 특유의 맛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별도의 팝업스토어나 직영 매장을 만들지 않고도 카페가 가진 매장망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을 다른 형태로 경험하게 만들어 브랜드를 다시 알리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카페에도 이점이 있다.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한 제품을 활용하면 생소한 신메뉴보다 처음부터 관심을 끌기 쉽다.

 

특히 커피 중심이던 카페가 샌드위치와 베이커리, 디저트 등 먹거리 비중을 키우는 흐름과 맞물린다. 투썸플레이스가 불닭 파니니의 판매 성과를 확인한 뒤 샌드위치와 피자빵까지 제품군을 넓힌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식품 제조사에는 기존 제품의 새로운 소비 장면을 만들고, 카페에는 익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메뉴를 확장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올해 누룽지팝과 불닭, 크런키, 얼박사까지 협업 대상이 넓어지면서 식품업체와 카페의 경계도 한층 흐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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