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2만5000명, KB국민은행 119명에 이어 하나은행에서도 해킹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가장 높은 등급의 정보보안 시스템이 요구되는 대형은행에서 잇따라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당국은 은행·카드사에 자체 보안 조사를 지시했다.
하나은행은 2일 “외부 해킹 세력을 통해 89명의 정보(주민번호, 성명, 주소, 이메일주소, 전화번호, 휴대번호, 직장명)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측은 “외부 해킹 에이전트가 당행 영업지원시스템(ODS)을 대상으로 시도한 비정상적인 접근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은행 측은 “해당 시스템은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거래 시스템과는 별개의 채널로,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 유출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피해 대상 고객에게 개별 통보를 진행 중이며 향후 정보 유출로 인해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전액 보상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사고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손님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은행에서는 지난달 30일 고객 2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66건)와 CI(97건)를 포함해 고객명, 전화번호, 연소득, 산출한도 등 대출 신청과 관련된 개인(신용)정보가 빼돌려졌다. 유출 사고는 대출모집인들이 휴대전화 인증 후 고객의 대출 진행·승인 여부를 확인하는 신한 모바일 홈페이지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날 고객 11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고객명, 전화번호, 주소,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고객별로 차이가 있다. 고객 정보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에서 빠져나갔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모두 이번 정보 유출로 인한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권 ‘긴급 상황 대응 회의’를 열어 최근 금융사 정보 유출 사건과 공격유형·수법 등을 공유했다. 은행, 카드업권에 자체 보안 점검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는 외부에 노출된 정보기술(IT) 자산과 서비스를 전부 파악하고, 보안 취약점과 접근통제 현황을 집중 점검해야 한다. 특히 대고객 서비스 여부나 서비스 종류와 관계없이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이 점검 대상이 된다.
또 외부에 노출되는 정보를 최소화하고, 인증 없이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내부정보 조회 과정에서 인증 절차가 누락되거나 미흡하게 적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당부했다. 이와 함께 공격에 사용된 IP 주소와 공격 수법, 침해 시도 내역 등 위협정보는 관계기관과 금융회사에 신속히 공유해 공동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보안취약점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금융사의 자체 보안 점검을 지원하고, 점검 결과를 신속히 보고 받을 예정이다.
금융위·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은 최근 해킹 사고와 관련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으며, 공격자 IP와 공격유형 등 정보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에 신속히 공유했다.
신 사무처장은 “금융권 침해 시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위협정보를 신속히 공유하는 등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침해사고의 원인과 공격 수법을 철저히 분석해 제도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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