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 2일 여야가 새 형사사법체계를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 체계의 조속한 안착을 위해 법령과 조직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범죄 대응 역량 약화를 우려하며 보완수사 복원 입법을 예고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청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공소청·중수청 체제가 오늘 시작된다”며 “수사·기소의 엄격 분리라는 새로운 형사사법 시스템이 안착될 수 있도록 관계 법령과 조직 체계를 신속하게 정비하고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경찰개혁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식구 감싸기, 사건 암장, 무단 종결, 증거 은폐와 조작, 수사 정보 유출, 개인 정보 침해 등의 폐단을 신속하게 뿌리 뽑겠다”며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와 통제도 시스템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전날 중수청 청사 앞에서 ‘형사사법 근조’ 피켓을 들고 규탄 의원총회를 연 것을 두고 “나라가 망하기라도 바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 원내대표는 “범죄자 천국이 될 리 없고 치안 지옥, 치안 공백 시대도 결단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권·공소권을 한 손에 쥐고 흔들던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이 사라지는 것이지, 국가의 수사 기능은 멀쩡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범죄 수사 시스템은 이제 사망했다”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검찰 78년 영욕의 역사 속에서 검사들이 잘못한 일들도 분명히 있었다. 잘못한 것은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잘못이 있다고 해서 통째로 없애버리는 것이 능사인가. 다 때려 부수는 것이 해결책인가”라고 반문했다. 발언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울먹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경찰의 정치인 수사는 김병기, 장경태 의원 등 권력 앞에서 늘 솜방망이 수사로 흐지부지됐고, 공수처는 민중기 특검에 무혐의 면죄부를 주고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칼끝을 겨누는 정권의 게슈타포로 전락했다”며 “본인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치안을 막다른 골목에 내몬 역사적 중대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의 보완수사를 되살리는 ‘보완수사 복원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도 이날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 제막식에서 “78년 만에 검찰청이 폐지된 건 민생이 문 닫고 치안이 간판 내린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 1년 반 만에 치안 지옥뿐만 아니라 안보 지옥, 부동산 지옥 등 지옥문이 열렸다”고 비판했다.
중수청 출범과 맞물려 청와대는 이날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7일 김 후보자 지명을 발표한 지 25일 만이다.
다만 여당 내에서는 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숙고 끝에 내린 청와대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후보자를 향한 우려가 청문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되고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은 이날 공소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검찰개혁을 반대해 왔던 인물”이라고 반발했다.
이재명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불가역적인 검찰개혁은 법기술로 검찰을 나노 단위로 쪼개고 정원을 줄인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수 국민들이 개혁의 성과를 일상에서 체감하고 압도적 지지를 보낼 때에만 성공한 개혁이 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들을 향해서도 “어떤 주장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드러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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