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전(9.24 수원월드컵경기장) 3-0 완승, 그리고 우루과이전(9.28 서울월드컵경기장) 1-4 대패. 나흘 사이에 온탕과 냉탕을 오간 ‘모레노호’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베네수엘라전은 전술적 유연성을 장점으로 하는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임시 감독이 빠르게 보완해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 판 승부가 될 전망이다.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10월 A매치 첫 경기를 치른다. 9월 A매치 2연전에서 3-0 완승, 1-4 대패라는 롤러코스터를 탔던 ‘모레노호’의 세 번째 경기다.
우루과이전은 모레노 감독이 취임하면서 천명한 4-4-2 포메이션의 약점이 극대화된 경기였다. 에콰도르전에서 이어 2경기 연속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LAFC)과 오현규(베식타시)는 공격에서는 그리 큰 존재감을 뽐내지 못했고, 수비 시에는 약점만 드러났다. 두 선수가 상대 센터백을 1대1 마크하는 식으로 압박을 했으나 기본적으로 압박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한 두 선수의 마크를 풀어내고 중원으로 올라오면 한국은 중원 숫자 싸움에서 밀렸다. 오현규나 손흥민이 압박에 실패한 뒤 중원으로 내려와주는 움직임이 그리 좋지 못했고, 양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황희찬(샬케 04)이나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수비보다는 공격에 방점에 찍히는 선수들이다.
결국 중원은 이재성(마인츠 05)와 김봉수(대전)가 오롯이 책임져야 했지만, 4-2-3-1 포메이션을 쓰면서 중원 숫자 싸움에서 우위에 있던 우루과이는 편안하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경기를 원사이드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
이제 관심은 모레노 감독이 4-4-2를 버리고 중원을 더 두텁게 하는 포메이션을 사용할지 여부다. 모레노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지 않겠다”면서도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으니 기본적인 철학과 원칙은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전을 앞둔 1일 기자회견에서 모레노 감독은 “우리 아이덴티티는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라고 강조하며 옆에 앉은 스트라이커 오현규(베식타시)를 가리켜 “오현규도 공격수이긴 하지만 우리가 수비할 땐 첫 번째 해줘야 할 수비수이기도 하다. 이는 오현규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말들을 미루어봤을 때 4-4-2는 유지하되 중원 인적 구성을 새로이 하고, 전방 압박이 풀렸을 때 대처하는 수비 조직력 강화를 더 꾀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수년 간 한국 축구의 중원을 책임져온 ‘사령관’ 황인범(포르투)이 출전할 수 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컨디션 조절 등을 이유로 출전 명단에서 빠졌던 황인범은 이번 베네수엘라전을 통해 ‘모레노호’에서 처음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소 왜소한 체격으로 인해 상대 중원과의 몸싸움을 이겨내는 능력은 약하지만, 황인범은 패스를 통해 후방과 전방을 연결하고, 공격 템포를 조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황인범의 약점을 가려줄 파이터형의 미드필더가 함께 출전해 중원의 연결 능력과 상대 공격 예봉 차단을 동시에 꾀할 것으로 보인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손흥민-오현규 투톱을 또 한 번 가동할지 등 공격진 변화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손-오 투톱은 우루과이전에서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축구 에이스로 거듭난 이강인이 소속팀에서는 투톱의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뛰면서 사실상 프리롤을 부여받아 2선과 공격의 연결고리, 직접 골을 노리는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는 만큼 이강인의 투톱 한 자리 투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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