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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하고 정관변경도 했는데 ‘세진티에스’ 상장폐지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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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bora577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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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제도를 강화하면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상장사가 늘어나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 중 적극적인 자기주식 매입과 중간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에도 시가총액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미국 나스닥보다 기준이 높다며 제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증시로 자금이 쏠리면서 상반기 가상자산업계 실적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계좌는 만들었지만 실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이용자는 3분의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시총 200억원 20일만 충족해 상폐되는 ‘세진티에스’

 

코스닥 상장사들이 강화한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과 정관 변경 등 자구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45거래일 연속’ 시가총액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서다. 연속 시총 유지는 일시적인 주가 부양을 통한 상폐 회피를 막기 위한 조치지만, 미국 나스닥보다 유지기간이 길어 자구노력에 나선 상장사에까지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세진티에스는 지난달 23일 시총 200억원 미달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 회사는 지난 7월21일 시총이 30거래일 연속 기준을 밑돌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거래소로부터 90일간의 개선기간을 받았지만 45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오는 8일까지 정리매매를 거친 뒤 12일 최종 상폐될 예정이다.

 

회사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진티에스는 지난 7월1일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관리종목 지정 후인 7월31일에는 16억5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고, 8월31일에도 1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했다. 앞서 8월10일에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도 변경했다.

 

자구노력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관리종목 지정 당시 162억원이던 세진티에스 시총은 8월12일 200억원을 넘어선 후 20거래일 동안 기준을 유지했지만 다시 시총이 200억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45거래일 연속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기존 시총 요건을 적용받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과거에는 관리종목 지정 후 10거래일 연속 및 누적 30거래일 기준을 충족하면 요건을 해소할 수 있었다. 세진티에스는 이미 20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한 만큼 누적 기준을 채울 가능성이 있었지만, 45거래일 연속이라는 강화한 제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제도를 강화한 것은 일시적 주가 상승으로 상폐를 회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상폐 개혁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총 요건의 강화뿐 아니라 일시적 주가띄우기를 통해 상폐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기준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미국 나스닥과 비교하면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스닥의 시가총액 요건은 30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180일의 개선기간을 부여하고 이 기간 내 10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 유지가 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진티에스는 시총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며 시총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20일 연속 유지했다”며 “하지만 지난달 15일 불과 몇 호가 차이로 시총 200억원에 미달하면서 그동안 쌓은 연속 일수가 바로 0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10거래일 연속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기업에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것인데, 이에 비하면 45거래일 연속이라는 기준은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 상장사 크린앤사이언스는 지난 8월14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9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이후 지난 14일부터 시총 200억원을 넘겼고 현재 12거래일째 기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회사 주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연속 하락하고 있고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45거래일 연속 충족 요건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는 “회사가 부실해서 시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님에도 주가가 기준선 아래로 한 번만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아무도 해당 종목을 매수하지 않는다”며 “매수세가 사라지고 주가는 더 떨어지면서 상폐가 확실해지는 구조로 가면 가치투자가 성립하기 어려운 시장이 되는 만큼 제도를 원점에서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한파닥친 가상자산업계...거래 안 하는 이용자도 다수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침체가 길어지며 시장이 크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평가총액과 거래규모, 영업손익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축소됐다.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1일 발표한 가상자산사업자 상반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평가총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5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87조2000억원)보다 33%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규모는 5조4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44% 축소됐으며, 대기성 거래자금인 원화 예치금도 8조1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35% 줄었다. 거래소 매출(5768억원)과 영업손익(816억원)은 각각 41%, 78% 감소했다.

 

올해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가격 급락 여파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8만7509달러에서 올해 6월 말 5만8559달러로 33% 급락했다.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경계감, 시장 전반의 수급여건 악화 등이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란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되며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국내 거래소의 이용자 수는 소폭 증가했다. 거래 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7만5000개로 4만9000개(0.4%) 늘었다. 대다수 이용자(863만개·77.2%)가 100만원 미만의 가상자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6.9%로 가장 많았고 30대(26.7%), 50대(20%), 20대 이하(17%), 60대 이상(9%) 순이었다.

 

가상자산 투자 저변은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거래를 하는 투자자는 전체 규모와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5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원화 실명계좌 보유자 1162만9685명 중 실제 이용자는 379만5580명으로, 32.6%에 그쳤다. 실명계좌를 보유한 이용자 3명 중 2명은 거래를 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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