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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처리장서 ‘16주 추정 태아’ 발견…산모 찾아도 처벌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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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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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6주 추정…경찰, 부검·DNA 감식 의뢰
분만 전 태아는 형법상 살인·유기죄 적용 어려워
자기낙태죄도 효력 상실…사망·유입 경위 확인이 우선

충남 아산의 오폐수처리시설에서 발견된 태아 추정 시신과 관련해 경찰이 산모를 확인하더라도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분만 전 태아는 살인죄·유기죄가 보호하는 형법상 ‘사람’에 해당하지 않고, 임신부 자신의 임신중단을 처벌하던 자기낙태죄도 효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확한 사망 경위와 법적 판단은 부검 결과 등을 확인해야 한다.

 

경찰 로고. 뉴시스
경찰 로고. 뉴시스

1일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1시30분쯤 아산시 탕정면의 오폐수처리시설 집수장에서 길이 약 20㎝, 무게 110g의 남아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탯줄이 남아 있었으며 경찰은 크기 등을 토대로 임신 16주가량의 태아로 추정하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사망 시점과 경위다. 대법원은 규칙적인 진통을 동반하면서 태아가 태반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는 때, 즉 분만이 개시된 때부터 형법상 사람으로 본다고 1982년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분만 개시 전에 숨진 태아로 확인된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살인죄나 유기죄를 적용하기 어렵다. 임신 주수만으로 처벌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임신중단이 있었더라도 산모 본인에게 자기낙태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해당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20년 말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기한 내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해당 조항은 2021년 1월1일부터 효력을 잃었다.

 

경찰은 시신에 별다른 손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자연유산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시설에는 인근 사업장과 근로자 기숙사, 마을·상가의 오수가 함께 유입된다. 외부인의 접근이 어려운 만큼 시신이 관로를 따라 집수장까지 흘러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 임신중단 약물 복용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자연유산인지 인위적인 임신중단인지, 어떤 경로로 시설에 유입됐는지 모두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경찰은 부검과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경위와 산모 확인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및 DNA 감식 결과라는 객관적 사실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며 “현 단계에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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