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가을은 짧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이면 호텔들도 실내를 벗어난다. 야외 정원에서 와인을 마시고, 숲을 걷고, 음악을 듣거나 운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앞세워 짧은 계절을 잡으려는 경쟁이 한창이다.
과거 가을 호텔 패키지가 객실과 조식, 식음 할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호텔이 가진 정원과 숲, 남산 같은 주변 자연환경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묶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숙박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축제와 공연을 늘리면서 호텔 자체를 가을 나들이 장소로 만드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남산을 배경으로 10월 한 달 동안 미식과 음악, 웰니스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인다.
10월 10~11일에는 세 번째 ‘남산 페스티벌’이 열린다. 와인과 미식, 음악을 중심으로 스탠딩 공간과 VIP 가제보 등을 운영하고 토요일에는 워터폴 가든에 피크닉 존을 마련한다. 포토존과 플라워 부스, 이벤트 공간도 들어선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음악이 이어진다. 14일 오후 7시30분 워터폴 가든에서 세 번째 ‘세레나데 인 더 타임리스 가든’이 열린다. 퍼커셔니스트 공성연이 마림바와 퍼커션으로 클래식과 영화 음악을 들려준다. 공연 시간은 약 50분으로 호텔 투숙객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도 참여할 수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공개한 일정에서도 10월 14일 오후 7시30분 공연이 확인된다.
17~18일에는 ‘어반 웰니스 챌린지’가 열린다. 참가자가 자신의 관심과 몸 상태에 맞춰 프로그램을 고른 뒤 HYROX 챌린지와 회복 프로그램, 사우나 등을 연계해 경험하는 방식이다.
한 호텔 안에서 와인잔을 들었다가 며칠 뒤 같은 정원에서 음악을 듣고, 다시 운동과 휴식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만든 셈이다.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도 야외 공간인 포레스트 파크를 가을 상품의 중심에 세웠다.
대표 프로그램은 가을 와인 페어 ‘구름 위의 산책’이다. 10월 10~11일, 17~18일, 24~25일 등 세 주말에 걸쳐 총 6일간 열린다. 1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2부는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다. 와인 시음과 리델 글라스, 와인 칠링백, 푸드 교환권 등을 묶은 상품도 내놨다.
포레스트 파크를 활용한 ‘캠크닉 인더 포레스트’도 11월 말까지 이어진다. 숲에서 피크닉과 불멍을 즐기는 방식이다. 가을 연휴 기간에는 버스킹과 숲속 책방, 소파 라운지를 결합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남산 자락의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가을을 ‘웰니스’로 풀었다.
‘어반 웰니스 패키지’는 남산 산책이나 트레킹을 한 뒤 호텔로 돌아와 사우나를 이용하는 흐름으로 짜였다. 러닝 조끼와 남산 트레일 지도도 빌려준다. 더말로지카 스킨케어 제품과 리퀴드아이비 수분 보충 제품도 포함했다. 호텔 측은 10~11월 별도 웰니스 세션도 운영할 예정이다.
같은 남산을 두고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축제와 공연을 앞세운다면 반얀트리 서울은 걷기와 회복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가을 경쟁은 야외에만 머물지 않는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9월부터 11월까지 ‘Autumn at JW’를 운영하며 계절 미식에 힘을 싣고 있다. 더 라운지에서는 11월 22일까지 가을 애프터눈 티를 판매하고, 더 마고 그릴에서는 11월 29일까지 가을 식재료를 활용한 런치·디너 코스를 선보인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은 가을의 ‘향’을 객실 경험으로 끌어왔다. 11월 30일까지 운영하는 ‘Scent of Autumn’ 패키지에는 한국의 계절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하우스오브신세계 향낭이 포함된다. 객실 등급에 따라 조선 웰니스 클럽 수영장과 피트니스, 사우나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웨스틴 조선 서울도 11월 30일까지 ‘Josun Autumn Notes’를 운영한다. 2박 이상 투숙 고객에게 조선호텔의 헤리티지를 담은 석고 방향제를 제공하고 호텔 식음업장 할인과 피트니스·수영장 이용 등을 묶었다.
호텔업계의 가을 마케팅에서 눈에 띄는 점은 ‘숙박’ 자체보다 호텔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앞세운다는 것이다.
도심 호텔의 야외 공간은 여름 수영장이나 겨울 아이스링크처럼 특정 계절에만 쓰이는 시설에서 벗어나 공연장과 와인 축제장, 운동 공간으로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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