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지뢰 최소 1년전 매설 추정
北서 MDL 남쪽 넘어와 묻은 듯
정부 상응조치한다지만 제약 많아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등 거론
北에 사과·재발 방지 요구할 수도
서부전선 25사단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군 당국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지뢰를 매설했다는 것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 지뢰·매설·MDL 남쪽서 폭발’이라는 연결고리가 드러난 셈이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춰 온 이재명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정전협정 위반 명백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유엔군사령부가 인정하는 것은 오늘(29일) 발견된 네 번째 지뢰와 공병이 다쳤던 첫 폭발의 화구, 수색대대장이 다쳤던 두 번째 폭발의 화구 등 세 곳의 위치가 분명히 MDL 남쪽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과 유엔사 현장조사단은 이날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 1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지난 21일 사고 당시 장병들이 철수 과정에서 목격했다고 진술한 미폭발 지뢰와는 다른 위치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사고 지역에는 폭발한 2발과 장병들이 목격한 1발, 추가 발견된 1발을 합쳐 최소 4발의 지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새로 발견된 지뢰가 매설된 것이라는 군의 판단이다. 사고 현장 내 1∼2m 거리 내에 최소 네 발의 지뢰가 있었고, 새로 발견된 지뢰의 매설된 모습까지 감안하면 지난 21일 폭발한 북한군 지뢰도 매설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군은 새로 찾은 지뢰가 매설된 지 1년 이상이 지난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이 2024년 4월부터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시작했고, 군이 폭발 사고 지점 인근에서 북한군 지뢰 매설 동향을 위성사진으로 처음 확인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우리 군 접근을 막고자 사고 지점 일대에 지뢰를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북한군이 MDL 남쪽으로 와서 지뢰를 묻었다는 것으로,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평화공존 동력 약화될 듯
이번 사고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인해 우리 군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정부가 그간 추진해 온 대북 유화 정책의 동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가 벌어진 상황에서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원칙적 대응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한국과의 모든 대화를 거부해 협상 채널이 단절된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 여파가 더해지면 국민의 대북 인식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공존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서 주장해 왔던 9·19 남북군사합의의 선제적 복원을 포함한 군비통제 방안,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추진해 왔던 DMZ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된 정책 동력도 저하될 수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지뢰가 언제 매설된 것이든 북한의 것으로 확인되면 아무리 좋게 봐도 미필적 고의에 해당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그렇게 나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중한 정부… 대응 제약 많아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9일 기자들에게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 지뢰로 잠정 지목된 데 대해 “현재 군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국방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긴밀하게 협력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철 국방부장관도 국회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관련 질의를 받았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의 이 같은 기조는 북한의 행위에 상응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책임을 물을 정책·군사적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의 경우엔 이재명정부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지난해 6월 선제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8월에는 시설도 철거했다. 확성기를 다시 설치한다면 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취한 조치를 스스로 거두는 셈이다.
정부 차원에서 사고 원인에 대한 북한 측의 설명 또는 재발 방지 약속과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국방부가 MDL 기준선 설정 논의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던 것과 유사한 대화를 다시 제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남북 간 직접적인 소통 채널이 사실상 막혀 있어서 실효성은 불확실하다. 대북 경고 성명도 “물리적 대응 없는 메시지는 미흡하다”는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북한군의 MDL 접근 시 경고방송·사격을 포함한 대응 절차 및 DMZ 수색 강화는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의 인도적 지원 사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주어진 상황에서는 평양 강동군병원 지원 사업 등이 인도주의적인 지원이라 하더라도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며 “통일부가 추진하려 했던 여러 형태의 대북사업도 재검토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멸칭’과 헤이트스피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29/128/20260929519104.jpg
)
![[데스크의눈] 진정한 민생·개혁 대통령 요건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14/128/20260414521104.jpg
)
![[김상미의감성엽서] 가을을 유혹하는 시인, 박인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15/128/20260915518025.jpg
)
![[오늘의시선] 대법관 재제청 갈등, 관용과 자제로 풀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4/01/30/128/20240130518749.jpg
)






![[포토] 김유정 '눈부신 등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29/300/2026092951364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