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한 편으로 끝나는 시대가 지나고 있다. 독자를 모은 웹툰을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들고 해외 시장까지 내보내는 IP(지식재산권) 확장 경쟁이 콘텐츠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을 선보인 와이랩도 이 흐름의 한가운데 있다. 오는 30일에는 와이랩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부활남: 더 레드가 극장에 걸린다. 채용택·김재한 작가의 네이버웹툰 부활남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구교환, 신승호, 강기영, 김시아 등이 출연한다. 죽은 뒤 72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아나는 취업준비생 석환의 이야기를 다룬다.
와이랩은 웹툰 제작에 그치지 않고 영상 제작까지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키워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웹툰 원작과 영상 제작을 모두 맡은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 시즌2도 최근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들어갔다. 스핀오프 한림체육관-전영하를 비롯해 약 20개의 영상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다.
해외 확장에도 일찌감치 자금을 넣었다. 일본 법인 와이랩 스튜디오스는 2023년 반다이로부터 15억엔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와이랩은 투자금을 활용해 일본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고 웹툰을 캐릭터·영상 등 2차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와이랩만의 전략은 아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과 웹소설을 확보한 뒤 계열 제작사와 함께 드라마로 만드는 IP 밸류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사내맞선, 남남, 지금 거신 전화는에 이어 지난해에는 카카오웹툰 원작 악연을 넷플릭스 시리즈로 직접 제작했다. 악연은 2025년 상반기 넷플릭스 시청 수 기준 전체 시리즈 TOP100에 포함됐다.
올해도 같은 방식의 투자가 이어진다. 류준열·설경규가 출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동명의 카카오웹툰이 원작이다. 카카오엔터가 에이치하우스, 스튜디오핌과 함께 제작을 맡았다. 원작을 외부 제작사에 판매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IP 보유사가 영상 제작 과정까지 들어가는 구조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제작사들과 손잡는 쪽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일본 출판사 카도카와, 국내 웹툰 제작사 레드아이스 스튜디오와 합작해 스튜디오 화이트를 출범시켰다. 카도카와가 가진 원작 IP와 전지적 독자 시점,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을 제작한 레드아이스의 웹툰 제작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IP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웹툰보다 앞단인 웹소설부터 IP를 키우는 사례도 늘고 있다.
리디의 대표 사례가 시맨틱 에러다. 웹소설로 출발한 이 작품은 웹툰과 애니메이션을 거쳐 드라마로 제작됐다. 리디에 따르면 드라마 공개 첫날 원작 웹소설 거래액은 방영 기념 이벤트 전보다 9배 이상 늘었고, 웹툰 거래액도 전월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영상 흥행이 다시 원작 매출로 돌아온 셈이다.
최근에는 웹소설을 웹툰으로 바꾸는 단계부터 해외 판매까지 한꺼번에 묶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리디는 지난해 글로벌 웹툰 플랫폼 만타의 작품 수를 전년보다 약 2배 늘렸고, 숏드라마 플랫폼 칸타에도 투자했다. 2025년 연결 매출은 251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웹툰 IP에 몰리는 배경에는 시장 규모의 확대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국내 웹툰 사업체의 매출과 해외 진출, IP 사업 현황 등을 집계하고 있다. 웹툰이 단순한 온라인 만화를 넘어 드라마·영화·게임·애니메이션의 원천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IP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결국 승부처는 인기 웹툰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에서 한 단계 넘어가고 있다. 원작을 직접 발굴하고, 웹툰으로 키우고, 영상으로 제작한 뒤 해외 시장과 후속 사업까지 연결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웹툰 업계의 경쟁 무대는 조회수와 유료 결제를 넘어 영화관과 OTT, 글로벌 콘텐츠 시장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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