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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ICJ 재판관, 일본 4 대 한국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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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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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차대전의 산물이다. ‘국제 분쟁을 전쟁 말고 재판으로 해결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인류의 염원이 담겨 있다. ICJ 재판관 15명은 저마다 국적이 다르다. 그 선출엔 대륙별 안배 원칙이 적용된다. 현재 일본 중국 인도 요르단(이상 아시아) 우간다 남아공 케냐(이상 아프리카) 슬로바키아 프랑스 독일 루마니아(이상 유럽) 브라질 멕시코 미국(이상 아메리카) 호주(오세아니아) 국적의 재판관이 한 명씩 있다. 아쉽게도 한국은 없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 청사 전경. ICJ 홈페이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 청사 전경. ICJ 홈페이지

1991년에야 유엔에 가입한 한국은 그로부터 20년도 채 안 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007∼2016년 재임)을 탄생시키는 위업을 이뤘다. 임기 2년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도 3번이나 지냈다. 그런데 유엔의 주요 기관들 중 ICJ만은 여전히 한국에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인 한국이 이제껏 단 한 명의 재판관도 배출하지 못한 것이다. 유엔의 ‘행정부’와 ‘입법부’에선 나름 두각을 나타낸 반면 ‘사법부’에선 존재감이 아주 미미한 셈이다.

 

재판관 정원 15인 중 ‘아시아 몫’이 4석이라고 할 때 국제사회에서 강대국을 자처하는 일본·중국·인도가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음이 눈에 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글로벌사우스’(개발도상국)의 맹주로 통하는 인도야 그렇다 쳐도 일본의 경우 특히 ICJ에서 위상이 대단하다. 이제껏 4명의 재판관이 나왔고, 그중 이와사와 유지(岩沢雄司) 현 재판소장을 비롯해 2명은 소장까지 지냈다. 1976년 이래 재판관 한 자리가 사실상 일본의 ‘고정석’이 됐으니 부러운 일이다.

 

한국 외교가 사상 처음으로 ICJ 재판관 진출에 도전한다. 임기 만료를 앞둔 요르단 출신 재판관 후임자를 뽑는 유엔 총회 선거가 11월로 다가온 가운데 저명한 국제법학자 백진현 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소장이 후보로 나섰다. 이 자리는 아시아 몫이라고는 하나 그간 일본·중국·인도 ‘빅3’를 제외한 서남아, 중동, 동남아 국가들끼리 서로 나눠 가져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 한국이 그 같은 관행을 뚫기란 매우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정부가 외교력을 총동원할 것을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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