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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에 핀 ‘초록 반점’, 찌개로 끓여도 독소 그대로…통째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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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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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흰 막은 효모 ‘골마지’…털 모양·유색 반점은 곰팡이
열 가해도 남는 곰팡이독소…끓여 먹어도 위험해 통째 버려야
국물 밖 노출 줄여야 예방…비닐 덮고 4도 이하 보관이 안전

오래 보관한 김치통을 열었더니 표면에 흰 막이나 초록색·검은색 반점이 보인다면 먹어도 될까.

 
김치 표면에 푸른빛과 흰색 곰팡이가 넓게 번져 있다. 유색 반점이나 털 모양의 곰팡이가 보이면 오염 부위만 걷어내거나 가열해 먹지 말고 김치 전체를 버려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김치 표면에 푸른빛과 흰색 곰팡이가 넓게 번져 있다. 유색 반점이나 털 모양의 곰팡이가 보이면 오염 부위만 걷어내거나 가열해 먹지 말고 김치 전체를 버려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흰 막만 걷어내고 찌개를 끓이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의 색과 모양에 따라 판단이 다르다. 표면에 매끈하게 퍼진 흰 막은 곰팡이가 아닌 효모가 만든 ‘골마지’일 가능성이 크다. 초록색·파란색·검은색이거나 털처럼 퍼진 물질은 곰팡이일 수 있어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흰 막은 곰팡이 아닌 효모 ‘골마지’

 

김치가 오래 숙성되면 표면에 흰 막이 생기기도 한다. 흔히 흰곰팡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효모가 늘어나면서 생긴 골마지인 경우가 많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골마지가 생긴 배추김치·갓김치·열무김치·백김치를 분석해 골마지 생성에 관여하는 주요 효모 5종을 확인했다.

 

한세니아스포라 우바럼·피치아 클루이베리·야로위아 리포리티카·카자흐스타니아 세르바찌·칸디다 사케 5종이다. 이들 대표 균주의 전체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독소 관련 유전자와 항생제 내성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후속 연구도 있다. 세계김치연구소와 건국대 연구진은 2022년 국제학술지 ‘푸드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 골마지 효모 3종(카자흐스타니아 세르바찌·칸디다 사케·피치아 쿠드리아브제비)의 안전성 평가를 발표했다.

 

사람의 장·간 세포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세포 독성 반응이나 쥐의 사망, 독성 징후, 간 조직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흰색이라고 모두 골마지는 아니다. 골마지는 대체로 표면에 얇고 매끈한 막을 형성한다. 반면 솜털이나 실처럼 위로 솟아 있다면 흰색이라도 곰팡이일 가능성이 있다.

 

골마지가 조금 생겼다면 걷어내고 김치를 물로 씻은 뒤 찌개나 볶음처럼 가열해 먹을 수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도 같은 방법을 안내한다. 골마지가 생긴 김치는 군내가 나고 조직이 물러져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초록·검은 반점 보이면 먹지 않는 게 안전

 

표면에 초록색·파란색·검은색 반점이 있거나 실·솜털처럼 번진 것이 보이면 곰팡이일 수 있다.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부분만 없애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균사가 식품 표면 아래까지 뻗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분이 많은 식품은 오염 범위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넓을 수 있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은 수분이 많은 식품은 곰팡이가 표면 아래까지 오염될 수 있다며, 오이·복숭아·토마토 같은 무른 과채류와 연성 치즈 등은 곰팡이가 보이면 통째로 버리라고 안내한다.

 

양배추처럼 단단한 채소는 곰팡이 부위 주변을 2.5㎝(1인치) 이상 도려내고 쓸 수 있다고 한다. FSIS 안내에 김치는 포함돼 있지 않다. 김치는 국물과 양념이 함께 있는 고수분 식품이어서, 곰팡이가 확인된 배춧잎만 잘라내고 나머지를 먹는 방식이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끓여도 안심할 수 없는 곰팡이독소

 

곰팡이가 핀 김치를 찌개로 끓이거나 볶아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부 곰팡이는 식품에서 곰팡이독소를 만든다. 지금까지 수백 종이 확인됐고 아플라톡신, 오크라톡신A, 파툴린, 푸모니신 등이 대표적이다.

 
김치 표면에 생긴 흰 골마지와 초록색·검은색 곰팡이를 비교한 모습. 흰 골마지는 걷어낸 뒤 가열해 먹을 수 있지만, 유색 반점이나 털 모양의 곰팡이가 보이면 김치 전체를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ChatGPT 생성 이미지
김치 표면에 생긴 흰 골마지와 초록색·검은색 곰팡이를 비교한 모습. 흰 골마지는 걷어낸 뒤 가열해 먹을 수 있지만, 유색 반점이나 털 모양의 곰팡이가 보이면 김치 전체를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ChatGPT 생성 이미지

WHO는 대부분의 곰팡이독소가 화학적으로 안정해 식품 가공 과정에서도 남는다고 설명한다. 곰팡이가 핀 식품은 끓이더라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자연 발생 아플라톡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요인 1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김치에 초록색이나 검은색 곰팡이가 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아플라톡신이 검출되는 것은 아니다. 곰팡이 종류에 따라 생성하는 독소가 다르고, 독소를 만들지 않는 종류도 있다.

 

문제는 가정에서 눈으로 곰팡이 종류와 독소 생성 여부를 가릴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곰팡이로 의심되는 유색 반점이나 털 모양 균체가 보이면 가열해 먹기보다 버리는 게 안전하다.

 

◆국물에 잠기게 눌러 보관

 

골마지는 김치 표면이 공기와 오래 닿을수록 생기기 쉽다. 김치를 꺼내 먹어 양이 줄면 배추가 국물 위로 올라오고, 그만큼 표면이 산소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남은 김치는 국물에 충분히 잠기도록 눌러 보관하고, 위생 비닐이나 김치 전용 누름판으로 공기와 닿는 면을 줄인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저장 온도를 4℃ 이하로 유지하라고도 권한다.

 

김치를 꺼낼 때는 깨끗한 도구를 사용하고, 용기 가장자리와 뚜껑에 묻은 양념은 바로 닦아야 한다. 흰 막이 골마지인지 곰팡이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면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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