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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낡은 임대’ 깬다…바닥 1등급·중형 40% 확대한 보편형 공공임대 19만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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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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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자산 심사 제외·보증금 자율 선택…하계5·상계마들 순차 재건축 추진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9만 호를 공급하고, 청년과 신혼부부, 중산층까지 장기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를 신규 도입한다. 저소득·취약계층 위주였던 기존 공공임대 정책의 축을 품질과 보편성을 갖춘 일반 무주택자의 주거 선택지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향후 5개년 주거복지 청사진인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를 250만 호 이상으로 늘려 전체 주택 재고의 10% 수준을 공공임대로 채운다는 목표다.

 

이번 대책은 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을 겨냥해 전체 물량의 77%인 92만 호를 수도권에 배치했다. 중장기 공급 계획에 따른 공급 공백을 줄이고자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 말까지 전국 15만 호(수도권 10만 호)를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으로 조기 공급할 계획이다. 단기적인 전·월세 시장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보편형 공공임대 도입이다. 역세권과 도심 등 선호 지역에 건설형 17만 5000호와 매입형 1만 8000호를 합쳐 총 19만 호를 확충한다.

 

공급 규모는 택지 기준 전용 55~85㎡(23~34평형), 도심 기준 전용 40~60㎡(18~25평형) 위주로 구성하며, 1인 청년 가구에도 전용 30㎡(14평형) 이상을 공급한다. 전체 물량의 50% 이상은 만 19~39세 청년에게 우선 배정하며, 지역별 수요에 따라 최대 70%까지 높인다. 특화 공유공간을 갖춘 청년전용타운도 1만 1000호 조성한다.

 

거주 기간은 기본 6년에서 최장 20년까지 보장된다. 입주자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보증금 비율을 20~100% 범위에서 자율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초기 자금 부담을 낮췄다.

 

신축 단지의 주거 품질도 민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공공주택지구 내 중형 평형 공급 비율 상한을 기존 20% 미만에서 40% 이하로 2배 확대했다. 기존 전용 31㎡ 원룸형 통합공공임대에는 발코니 확장형 평면을 적용해 실사용 면적을 약 5㎡(1.5평쯤) 넓힌다. 부천대장과 남양주왕숙 등 5개 지구 약 2000호에 우선 적용한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바닥구조 1등급을 적용하고,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스마트케어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 빌트인 가전을 대폭 확충한다. 기존 2베이 중심 평면은 3·4베이로 개선해 채광과 통풍을 높인다.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영구임대 1만 3000호는 전용 30~84㎡의 중대형 단지로 전면 재건축한다. 올해 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 착공을 시작으로 2027년 상계마들, 2028년 중계1단지, 이후 가양·수서 단지로 이어진다. 재건축이 어려운 준공 15년 이상 단지는 연간 1만 호씩 실내 전면 리모델링을 시행한다.

 

청약과 자격 검증 문턱도 낮춘다.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신청부터 입주자 선정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150일쯤에서 40일 수준으로 줄인다. 재계약 시 자산 기준을 완화하고, 청약통장 등 청년 주거 자산형성 상품에 납입된 금액은 자산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2028년부터는 AI가 선호 지역과 예상 경쟁률을 안내하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도 본격 도입한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성패가 단순한 공급 수치 발표를 넘어 도심 핵심 부지 확보와 실수요자의 실제 입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짚는다. 역세권 토지 매입 비용, 최근 급등한 공사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공사의 재정 건전성이 복합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산층으로 수혜 대상을 넓히는 과정에서 주거취약계층의 몫이 축소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도 필요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거안정플랜의 성패는 ‘몇 만호를 발표했느냐’보다 국민이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품질의 주택에,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임대 정책도 이제 많이 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주거복지의 질적 전환은 총 ‘119만호’라는 숫자가 아니라 국민의 실제 주거 선택지를 얼마나 넓히느냐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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