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의 징계 논란…집행부 내부 갈등
초기업노조, 위원장 개인 회계부정 의혹…DX 배제 과정서 잡음
한 때 공동투쟁본부까지 결성하며 세를 과시하던 삼성전자 노조들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협상 당시 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만 챙겼다는 논란으로 인해 다퉜던 DS중심의 초기업노조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연일 비방전을 펼치고 있다. 아예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서로 조롱 용어를 남발하며 감정의 골을 더욱 키우는 중이다. 노조끼리 격한 언어를 주고 받으며 싸우는 가운데 노조 내부에선 지도부끼리 내분에 빠졌다. 끊이지 않는 잡음에 재계는 물론 노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DS 중심의 초기업노조와 DX중심의 동행노조의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협상 당시 전자 제품을 만드는 DX 배제 논란으로 갈라섰던 두 노조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의 의혹 관련 처분 수위, 2027년도 협상 주도권 등을 둘러싸고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동행노조는 파업 미참여자 명단을 작성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 최 위원장의 엄벌을 탄원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반면 초기업노조측은 선처 탄원을 추진하며 동행노조와 맞붙고 있다.
임금교섭과 관련해서도 의견이 다르다. 동행노조는 2027년 임금단체협상에서 DS 부문과의 공동교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DS 부문 중심의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최근 DS 부문 중심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내년 임금협상에서 DX 부문과 분리교섭해 DS 부문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갈등이 심화되자 조합원들 사이에서 서로를 향한 폭언과 비방 논란 역시 확대되는 상황이다. 초기업노조 측 노조원은 동행노조를 두고 ‘동보디아’라는 비방성 표현을 남발하고 있다. 동행노조와 캄보디아의 합성어로 빈국인 캄보디아에 빗대어 성과급을 적게 받는 DX직원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반면, 동행노조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를 ‘월세슈킹’ ‘승위병’이라 부르며 비방한다. 월세슈킹은 평택 사업장 직원 일부가 회사에 부당하게 월세 지원을 받은 사건을 비꼰 표현이다. 승위병은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 홍위병처럼, 비리 의혹을 받는 최 위원장을 무조건 옹호하는 노조원을 부르는 멸칭이다.
◆상호 비방 중 내분… 끝 없는 갈등
문제는 두 노조가 단순히 상호 갈등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노조 내부로도 의견이 갈리며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동행노조는 지난 18일 전국지부장의 업무를 중지하고 사무국장과 일부 대의원에 대해 해임·제명의 징계 처분 예정 통지를 내렸다. 이들은 앞서 지난 17일 위원장 직무대행의 조합 운영에 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 규약상 징계 처분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돼야 하는 사안임에도 이번 징계 처분이 해당 절차 없이 위원장 권한대행과 일부 집행부원들의 주도하에 강행돼 내부에선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징계 처분 예정 통지를 받은 이들은 위원장 권한대행에 대해 가처분 신청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초기업노조 역시 내부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최근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 불신임 △이원일 초기업노조 광주지회장 불신임 △DS 부문 소속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약 개정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이를 가결했다. 이 부위원장과 이 광주지회장은 DX 부문 소속 집행부로, 초기업노조는 이들이 최승호 위원장의 장인회사 업체 계약 의혹을 외부에 제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최근 노조 집행비 결제에 따른 마일리지·포인트 혜택을 개인적으로 소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 회계를 담당했던 이 부위원장은 해당 사건을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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