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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비용 쓸 바에 세관에 돈 써라”…‘수사 무마’ 대가 억대 뇌물 받은 관세청 특사경 징역 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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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림 기자 seoulfore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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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무마 등을 대가로 마약 사건 피의자나 그 가족에게 총 1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관세청 특별사법경찰관이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관세청 서울세관 전 수사팀장 A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1억45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A씨에게 뇌물을 건넨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과 1000만원이 선고됐다.

 

A씨는 1997년 관세 서기로 임용된 이후 2014년 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서울세관에서 수사업무를 담당한 관세청 공무원으로, 사건 무마 등 명목으로 총 1억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A씨는 2023년 12월 말 수사 중이던 마약 밀수범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아들이 마약밀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데 불구속 수사하는 방향으로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그 대가로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다른 마약 밀수범에게 전화해 “변호사비용을 쓸 바에 세관에 돈을 쓰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 돈을 주면 선처를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마약 밀수범의 어머니에게도 “아들의 마약 범죄는 엄청 심각한 범죄고, 구속 사안이다. 5000만원을 주면 아들 사건을 잘 처리해 주겠다”고 말하고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4년 5월에는 내사 중이던 기업 대표에게는 “관세 포탈로 처벌받으면 벌금과 세금을 수억원을 내야 한다”며 “조사를 잘 마무리해 줄 수 있는데, 윗선 결재를 받아야 하니 그 대가로 5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A씨에 “피고인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관세청 공무원으로서 고도의 공정성·청렴성·도덕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었으나, 오히려 이러한 지위를 악용해 관련 피의자 3명과 그 가족에게 접근한 뒤 선처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합계 1억4500만원을 수수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세관 조사관이 수행하는 공무의 공정성 및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뇌물을 지급한 마약사범에게 이후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면서 대응 방안을 함께 상의하는 등 범행 수법이나 범행 후의 정황이 매우 불량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B씨와 C씨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자녀의 마약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명목으로 A씨에게 뇌물을 공여했고 그 액수도 적지 않다”며 “관세청 공무원 직무의 공정성과 적정성, 이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기 때문에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이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담당 조사관의 적극적인 뇌물 요구로 범행에 이른 측면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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