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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놓친 ‘안방 비자금’…김옥숙·노소영 일가 자금 다시 수사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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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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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노소영 참고인조사 조율
이혼 소송 중 등장한 '김옥숙 메모'
30년 묵은 '안방 비자금' 수면 위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 자택과 아들 노재헌 주중대사가 이사장을 지낸 재단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30년 넘게 논란이 됐던 ‘안방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지난 8월 서울 연희동 김 여사 자택을 비롯해 동아시아문화센터와 노태우센터, 과거 차명계좌 제공 의혹을 받는 전직 비서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뒤 관련 자료 분석을 마치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출석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의혹은 지난 2024년 노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의 액수가 적힌 ‘김옥숙 메모’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5·18 기념재단 등이 김 여사와 노 대사, 노 관장 등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이 지난 8월 김 여사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은 지난 1995년 검찰 수사로 시작돼 1997년 대법원의 추징금 2628억원 확정으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장기간 미납됐던 추징금은 2013년 최종 완납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이 확인한 비자금 외에 김 여사와 친인척이 별도로 관리한 자금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른바 ‘안방 비자금’이다.

 

1995년 10월 민주당 비자금 진상조사위원장이던 강창성 의원은 “김옥숙 여사 친인척이 관리하고 있는 것은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며 김 여사 주변의 자금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가 재계 총수 부인이나 여성 기업인 등을 자주 만났다는 증언과 함께 자금이 부동산이나 무기명 채권, 해외계좌 등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 같은 의혹은 김 여사 명의의 뭉칫돈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2005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김 여사 명의의 시중은행 계좌 두 곳에서 총 11억9900만원을 발견했다. 2002년과 2004년 현금으로 입금된 뒤 별다른 거래 없이 보관돼 있던 돈이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가족들이 모은 돈을 김 여사 명의로 맡긴 것”이라고 소명하면서 미납 추징금을 갚는 데 사용했다.

 

사진 = 방송화면 캡처
사진 = 방송화면 캡처

그 뒤로도 김 여사와 연관된 ‘수상한 돈 흐름’이 적발됐다. 2007년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김 여사가 2000~2001년 타인 명의로 농협중앙회 보험상품에 210억원을 납입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202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해당 자금의 출처에 대해 기업들이 보관하다 넘겨준 자금 122억원, 보좌진과 친인척 명의 자금 43억원, 본인 계좌 자금 33억원, 현금 11억원 등을 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에는 김 여사의 장외주식 거래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이 특히 주목하는 사안은 김 여사가 2016년부터 수년에 걸쳐 아들 노 대사가 이사장인동아시아문화센터와 노태우센터 등에 거액을 출연한 경위다. 5·18 기념재단이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16~2021년 동아시아문화센터에 총 147억원을, 2022년 노태우센터에 5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기념재단측은 노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 비자금을 1266억원대로 추정하며 “자금 흐름을 역추적하면 범죄 행위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 결과 김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 등에 기부한 거액의 돈이 과거 노 전 대통령 비자금과 별개의 은닉 재산인 지, 그동안 드러났던 210억원 차명 보험을 비롯해 김 여사가 관리해온 별도의 비자금이 있었는지 등 해묵은 의문이 풀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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